현 정부 출범 이후 두 기관의 엇박자로 한동안 혼란이 있었으나 지난 3일‘곰탕 회동’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한목소리로 낙관적인 전망을 한 것이다. 두 수장의 ‘허니문 모드’로 우리나라가 내년에는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 성장률 4%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 부총리는 지난 12일 국회 대정부 질문 자리에서 “올해는 3% 성장이 쉽지 않을지 모르지만 올해 취한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세계경제가 하반기에 회복되면 내년에는 성장잠재력에 가까운 4% 성장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총재도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내달 경기전망 때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할지 여부에 대해 “기준금리 인하와 추경 등으로 올해 성장률은 0.2%포인트, 내년은 0.3%포인트 높아져 내년에는 당초 예상보다 높은 4.0%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 내년 성장률을 3.8%로 잡고 있으며 내달 수정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 경제가 8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0%대의 흐름을 지속하며 저성장의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두 경제수장이 경제전망을 낙관적으로 한 것이다. 실제로 이들이 제시한 내년 성장률 4%는 다른 주요 기관의 전망치에 비해 높다. 이에 따라 두 수장이 앞으로 정책공조를 잘 해나간다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동시에 새 정부 출범 이후 종종 나타나던 정부와 한은의 정책 불협화음이 해소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정부와 한은은 새 정부 출범 직후 많은 부분에서‘엇박자’를 냈다. 올해 경기전망에서 양 기관은 ‘이대로 두면 하반기 경기가 악화한다(기재부)’,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된다(한은)’며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정부는 또 한은에 기준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4월까지 버티던 한은은 지난 5월에 금리를 낮췄다. 그간 시장은 큰 혼란을 겪었다. 그러나 이 두 수장이 지난 4일 서울 명동에 있는 곰탕집에서 단독회동을 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이 둘의 각별한 인연도 한몫했다. 현 부총리는 김 총재의 경기고등학교·서울대학교 3년 후배로 나란히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KDI 원장 자리를 4년 차이로 넘겨받은 인연도 있다. 이 두 수장이 앞으로 어떤 정책 하모니를 펼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