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국씨 페이퍼 컴퍼니 보유… 싱가포르 비밀 계좌 개설”

입력 2013-06-0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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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조세피난처 4차명단 발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시공사 대표)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서류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3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보유한 한국인 4차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달 22일 1차 발표 이후 두 번째 열리는 것으로, 뉴스타파 측은 홈페이지와 보도자료를 통해 2, 3차 명단을 공개해 왔다. 때문에 이날 ‘거물급 인사’가 공개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날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조세피난처 관련 자료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이름이 나왔다. 오늘은 한 명만 공개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전씨는 2004년 7월8일 싱가포르 선택시티에 소재한 법률회사(PKWA)를 이용,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블루 아도니스 코퍼레이션’이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이후 이 회사의 이름으로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에 금융 계좌를 개설했다.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은 일반인을 상대로 한 소매 금융(리테일 뱅킹)이 아닌 한국인 2명이 간부로 일하는 독특한 곳이라는 게 뉴스타파 측의 설명이다.

뉴스타파 최승호 PD는 “2004년 8월13일 블루 아도니스의 이사회 의결서를 보면 계좌정보, 자금 거래내역, 회의록 등을 앞으로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에 보관하기로 결정했다는 기록이 나온다”며 “법인이 계좌 정보 등의 기록을 특정 은행에 보관키로 했다는 것은 계좌를 개설하겠다는 의미로, 아랍은행 측에서도 이 점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뉴스타파는 전씨의 페이퍼컴퍼니 설립 시점인 2004년이 동생 재용씨에 대한 검찰의 조세포탈 수사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은닉 문제가 다시 불거진 시기였던 점을 주목했다. 단, 전씨의 싱가포르 계좌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은닉 통로로 활용됐는 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뉴타파는 지난 4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조세피난처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으며, 이곳에 페이퍼컴퍼니를 보유한 245명의 한국인 명단을 확보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유명 인사들은 이수영 OCI 회장 부부를 비롯해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과 장남 현강씨,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조용민 전 한진해운 대표,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 조민호 전 SK케미칼 부회장 부부,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 유춘식 전 대우폴란드차 사장,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 부부, 이수형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전무, 조원표 앤비아이제트 대표, 전성용 전 경동대학교 총장 등 총 17명이다. 이 중 전 총장은 조세피난처 3차 명단 발표 다음 날인 지난 달 31일 사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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