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 테스트 절반이 카드뮴 오염…비판여론 들끓어
중국 남부 광둥성 성도인 광저우에서 중금속인 카드뮴에 오염된 쌀이 대량으로 유통돼 현지 주민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광저우 식품의약국이 지난 1분기에 현지 시장에서 유통된 쌀 중 18개를 샘플테스트한 결과 절반 가까이에서 기준치를 넘는 카드뮴이 검출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카드뮴은 인체의 신장 기능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불러 일으키는 물질이며 이번 테스트는 중국의 토양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난징농업대의 2011년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유통되는 쌀의 약 10%가 카드뮴에 오염됐다. 공장 폐수가 관개용수로 흘러들거나 산업폐기물의 무단 배출 등이 이어지면서 토양 오염이 심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광저우 식품의약국이 지난 주말 카드뮴 오염 쌀 소식을 전하면서 온라인 상에는 당국의 부실한 대처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고 WSJ는 전했다.
시나 웨이보에서 한 네티즌은 “처음에는 물이고 그다음에는 공기, 이번에는 땅”이라며 “어떻게 사람들이 여기서 살 수 있겠느냐”고 한탄했다.
중국 당국의 폐쇄적인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중국 환경보호부는 지난 2006년 중국 토양오염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시작해 2010년 마쳤으나 올 초 베이징의 한 변호사의 이 보고서 공개 요청을 국가비밀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이에 대해 심지어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웨이보에서 “국가비밀이 정보 공개를 거절하는 마법적 문구로 쓰이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광저우 식품의약국도 처음에 카드뮴이 검출된 쌀의 공급처를 공개하지 않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나서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