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연기력 비판 기자를 만나다! [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3-05-0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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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가 직접 밝힌 연기자 그리고 자연인 김태희 모습은?

김태희, 연기력 비판 기자를 만나다! [배국남의 직격탄]

-김태희가 직접 말하는 연기자 그리고 자연인 김태희의 모습은?

촬영(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으로 약간 늦었다고 사과 먼저 한다. 한국 드라마 제작환경을 너무 잘 아는지라 괜찮다고 말을 건넸다. 연일 밤샘 촬영으로 몸은 지칠 대로 지쳤을 텐데 인터뷰 사진 촬영이 시작되자 피곤한 기색은 사라지고 웃으며 촬영에 임한다. 생기가 돈다. 역시 스타다.

4월30일 오후 7시30분 김태희와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동안 드라마‘아이리스’등 작품 제작발표회나 영화 시사회장에서 이뤄진 인터뷰 때 몇 차례 만난 적 있지만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비와의 열애설이 터진 뒤 시작된‘장옥정, 사랑에 살다’방송되자마자 김태희에 대한 연기력 논란이 증폭됐다. 일부 시청자와 대중매체의 집중포화도 뒤 따랐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인터뷰라 부담스러울 법도 했다. 더욱이 2000년 CF로 데뷔한 이후 지난 13년 동안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한 김태희에 대해 다른 어떤이보다 더욱 혹독하게 비판한 칼럼(‘김태희, 연기 공부 해라’) 등을 일관되게 써온 기자와의 인터뷰라 더욱 힘겨웠을 것이다. 김태희는 당혹스러울 뻔도 한 연기력 관련한 집중적인 질문에도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무섭고 까칠하고 날카로울 것 같았다”는 기자에 대한 선입견을 이야기 하는 김태희에게 현재 최고 인기를 누리는 톱스타로서 지난 13년간의 연기자, 김태희를 평가해 달라고 했다. “정말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아요. 데뷔 13년차가 됐지만 지금도 좋은 연기자가 되기 위한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13년 연기 인생을 놓고 보면 아직 자리 잡혀 있는 것은 없어요.”여전히 연기자로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높은 관심 속에 방송됐으나 시청률이 저조한‘장옥정, 사랑에 살다’와 주연 김태희의 연기력에 대한 비난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연기력 논란에 대한 김태희는 많이 아프고 많이 힘들어 했다. “연기력 논란은 평생 갈 것 같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앞으로 신들린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러한 연기를 보여준다고 해도 저를 비판하는 사람을 분명히 있을 거예요. 사람마다 시각이 다르고 연기 평가도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부분이니까요. 모든 사람이 100% 칭찬할 수 없죠”환하게 웃으며 답변하던 김태희가 이 대답을 하면서 순간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내리 앉았다. 하지만 이내 “제가 아주 늙고 못생겨지고 아줌마 혹은 할머니가 됐을 때야 그런(연기력 논란) 평가를 받지 않을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하며 웃음 짓는다.

이전과 다른 연기력의 색깔을 보이고 연기력 스펙트럼이 확장됐음에도 일부 대중과 대중매체가 김태희에 대해 더욱 더 엄격한 잣대를 재는 것에 대해 억울한 생각이 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예전에는 억울하다는 생각 많이 했다는 김태희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 ‘내가 그렇게 까지 연기를 못하나?’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왜 사람들은 나한테만 뭐라고 하지?’ 등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늘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라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죠.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은 나도 이제 연기에 대해 알아가고 있고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일이 너무 좋아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것이 있듯이 나를 칭찬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기력 비판과 비난에 아픈 내상을 입었지만 그 상처를 치유하며 탄탄한 김태희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기자가 평소 존경하고 좋아하는 이 시대의 최고 연기자 이순재에게 드라마에서 함께 작업을 한 적이 있는 대학 후배 김태희에 대해 물은 적이 있다. 이순재는 서울대 특강에서 후배 김태희에 대해 언급한 적도 있다. 이순재는 김태희의 연기력에 대해 보완할 부분은 있지만 연기자로서의 자세는 바람직하다고 했다. CF로 엄청난 돈을 벌었기에 작품이 끝나면 놀러도 다닐 법 한데 연기력을 위해 연기학과 교수에게 찾아가 연기공부를 하는 김태희를 보면서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 말을 건네자 김태희는 “당연히 연기자니까 연기 수업 받으면서 준비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연기자가 되려고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데뷔를 갑작스레 하게 돼 준비기간이 부족했어요. 작품을 하지 않고 쉬는 동안은 연기공부를 해”라고 답한다.

이영애 아역으로 나왔던 2001년 ‘선물’에서부터 ‘중천’‘싸움’‘그랑프리’에 이르기까지 김태희가 출연한 영화를 모두 봤다. 그리고 ‘렛츠고’ ‘스크린’ ‘흥부네 박터졌네’‘천국의 계단’‘러브스토리 인 하버드’‘마이 프린세스’그리고 현재 방송되고 있는 ‘장옥정, 사랑에 살다’까지 김태희가 출연한 모든 드라마와 시트콤을 모니터하며 분석하고 기사나 칼럼으로 소화했다. 작품을 들어가며 김태희의 캐릭터와 연기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자 놀란 눈을 하며 “정말 다 봤어요”라며 반문을 한다.

놀란 눈을 한 김태희 에게 ‘싸움’이나 ‘천국의 계단’을 제외한 대부분의 작품에서 캐릭터가 단선적이어서 연기력을 확장하는데 한계가 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어느 정도 이미지가 구축이 되면 제작진이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는데 주저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기존의 이미지를 확대재생산하는데 주력해요. 저 역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라고 답하는 김태희에게 파란만장한 억척스러운 캐릭터나 싸이코패스같은 악역을 해보는 것은 어떠냐고 했다. 웃으며 “기회가 되면 꼭 하고 싶어요. 잘할 수 있을까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단선적인 캐릭터와 함께 김태희의 연기력과 이미지의 확장에 대해 한계 요인으로 작용하고 대중과 대중매체의 엄격한 연기력 비판을 촉발시킨 것이 바로 CF다. 기자 역시 전지현 이영애 처럼 CF적 이미지에 갇혀 연기력을 확장하지 못하는 김태희에 비판하는 기사와 칼럼을 쓴 적이 있다.

김태희에게 CF란 어떤 의미이며 연기자 김태희에게 CF가 초래하는 문제는 없나 라고 하자 “CF를 찍으면서 최대 6개는 넘기지 않는 것이 저만의 룰이에요. 데뷔초 때는 CF촬영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제가 마음대로 해도 잘한다는 애기를 듣고 즐기다 보니까 반응도 좋았죠. 지금은 CF보다 드라마나 영화가 더 재미있어요. 그리고 CF 때문에 작품이나 캐릭터 선택에 영향을 받지 않아요. 제가 마음에 들거나 좋아하는 작품은 하니까요. ‘싸움’출연 결정시 제작진이 망가지는 부분이 많아서인지 CF 이미지를 걱정하는거에요. 제가 마음에 들었기에 작품을 정말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라고 말했다.

서울대 출신 연기자 정진영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송강호에게 출신대학을 묻지 않는다. 또한 사람들이 송강호가 어느 대학을 졸업했는지 모른다. 연기를 너무 잘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출신이라는 학력은 배우생활과 전혀 상관없는 거다. 대학 졸업한 지 20년이 지났는데도 사람들이 아직도 나를 서울대 출신 배우로 생각하면 내가 연기를 못하고 있는 거다”라고. 유독 김태희 앞에 많이 붙는 수식어 ‘서울대 출신’에 대해 느낌과 서울대 출신이라는 사실이 연기자, 연예인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물었다.

“많은 영향을 미쳤죠”라고 운을 뗐다. “처음에는 ‘왜 서울대생이 연기하려고해?’ 라는 말을 엄청 들었어요. 사실 학교에 대해 의식하지 않고 지내왔는데 연기자의 길에 들어서면서 아니라는 걸 알았죠. 걸림돌이 됐다고 할까요. ‘얘는 서울대 나왔으니까 그럴 수도 있어’ 등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제가 나온 학교가 서울대일 뿐이고, 이제 나의 직업은 연기자가 된 거죠. 그러나 아직도 서울대 출신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붙는 다는 것은 제가 부족하기 때문에 학교가 눈에 띄는 거라고 생각해요. 더 노력해야지요”선배 정진영의 생각과 일맥상통한다. 김태희에게 서울대 출신 꼬리표를 뛰어난 연기력으로 무력화시키라는 말을 건네자 “그럴 수 있을까요”라며 웃는다.

김태희와 외모는 뗄레야 뗄수 없다. 김태희 연기력을 비판하는 칼럼을 쓰면 “얼굴이 예쁘면 됐지”“얼굴이 그정도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내용의 댓글이 달린다. KBS 방송문화연구소 조사 등 각종 조사에서 최고 미인 1위는 김태희가 독차지 한다. 그정도로 빼어난 외모를 가졌다. 연기자에게 외모는 엄청난 경쟁력이다. 그런데 때로는 빼어난 외모가 캐릭터나 연기력 확장이나 평가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김태희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솔직히 말하면 어렸을 때는 잘 웃지도 않았어요. 웃는 것에 콤플렉스가 있었고 치아교정 전이었기 때문에 웃음도 부자연스러웠죠. 누군가 그랬어요. ‘넌 웃을 때 빼고 다 예뻐’ ‘웃지만 않으면 괜찮아’근데 직업이 사람을 바꾸는 것 같아요.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완벽하게 예쁜 사람이라 할지라도 예쁘게 보이려면 표정연기도 중요하고 카메라 마사지도 필요하죠. 지금은 저 스스로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하면 예뻐 보이는지 알기에 그렇게 보인다고 생각해요. 예쁜 여배우들 많잖아요. 제가 1등이라고는 생각 안 해요.”

일반 연기자와 스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를 창출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다. 그런데 스타로 부상시킨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는 스타의 생활과 연기에 한계로 작용하는 역기능도 한다. 김태희의 이미지중 하나가 반듯하다는 것이다. 너무 반듯한 이미지가 오히려 연기의 폭을 제한하는 것은 아닐까. 김태희도 이 부분을 인정한다.

“사실 좀 반듯한 편이예요. 반듯한 이미지는 이미지일 뿐일 수도 있지만 제 안에 그럼 모습이 있기 때문에 나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반듯한 역할을 하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SBS‘러브스토리 인 하버드’는 실제 저와 비슷한 역할이었어요. 그래서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그때는 사랑에 대해서도 잘 몰랐죠”

여배우에게 있어 33세라는 연기자로서의 전환점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개인차는 있지만 결혼에 대한 생각을 본격적으로 해야할 나이다. 김태희에게 있어 33세라는 나이와 결혼을 연기자로서 삶과 연관해 말을 해달라고 주문을 했다. “저 역시 나이를 많이 생각해요. 여배우가 나이가 들면 맡을 수 있는 배역이나 작품에 한계가 있잖아요. 저역시 마찬가지겠지요. 제가 잘할수 있는 것을 많이 생각해요. 그리고 예전부터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게 소중한 꿈이었습니다. 저 스스로 행복한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배우자는 글쎄요. 저한테 가장 필요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사람이 좋겠죠. 정말 진정으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남자, 저와 잘 맞는 사람이냐가 중요하죠.”

스타덤에 오른 배우들의 사생활과 그리고 최고의 스타라도 나이를 먹고 30대 후반을 지나면 역할의 비중이 점차 축소되고 입지는 흔들리게 마련인데 이러한 여배우들에 대한 사생활에서의 고민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역할이 줄어드는 상황을 진솔한 여자 스타들의 목소리로 전달해 많은 관심을 끌었던 다큐멘터리 영화 ‘데브라 윙거를 찾아서’를 본적이 없다는 김태희에게 DVD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한 뒤 결혼을 해도 연기를 계속했으면 한다는 말을 건네자 “미래에 대한 뚜렷한 계획을 세워 놓고 일을 하지 않아요. 지금은 힘들고 사람들 비판에 좌절하면서 ‘나는 연기를 그만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지만 ‘이 고비 지나면 또 다른 작품이 있을 거야’라는 생각에 기대되고 기분 좋고 그래요”라고 답한다.

연기력 논란의 중앙에 선 김태희는 말한다. 지금은 연기가 너무너무 재미있다고. 그리고 덧붙인다. 힘들고 어렵고 한계를 많이 느끼지만 자신감을 가져야겠다고. 그리고 아픈 속내를 드러낸다. “어렸을 때도 자신감 있는 아이는 아니었어요. 자신감 있게 잘란 척 해도 될 정도로 모범생이었고 성적이 좋았지만 97%만 알아도 기본적으로 모른다고 애기하는 아이였죠.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자신감이 있으려면 칭찬 받아야 하는데 환경이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더 노력하고 열심히 해야죠”

자신을 늘 비판해왔던 기자와의 두 시간에 걸친 인터뷰가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인터뷰 마무리하는 상황에서 김태희는 “막상 기자님 만나니까 무섭지 않네요”라며 웃는다. 그런 김태희에게 기자가 당부성 기원을 했다. “영화나 드라마속 캐릭터로 온전히 들어가 진정성과 생명력 있는 캐릭터로 브라운관과 스크린 너머의 시청자와 관객에게 공감과 감동을 선사하는 연기자가 되길 기원한다.”그녀는 “꼭 그런 연기자가 되겠다”는 말을 남기고 전북 부안 촬영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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