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포스코와 윤리적 리더십 - 김범근 산업부 기자

입력 2013-04-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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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포스코 관계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왔다. 관계자는 10분 정도 후에 포스코 그룹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가 홈페이지를 통해 중대 발표를 할 것 이라고 귀뜸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이날 대한항공 승무원을 폭행해 물의를 일으킨 임원의 보직해임을 홈페이지에 공고했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대되자 해당 임원은 사표를 제출했고 회사는 이를 즉각 수리했다.

승무원을 폭행한 대기업 임원 한 명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 폭행으로 인해 도착지인 미국 공항에서 입국 거부를 당하면서 국제적 망신살도 뻗쳤다. 한 기업 임원의 파렴치한 행위로 기업이미지는 물론 국가 위신까지 땅에 떨어진 것.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라는 속담이 절로 떠오른다.

해당 임원은 지난 15일 인천에서 미국 로스엔젤레스(LA)로 향하던 대한항공 비행기에서 승무원의 얼굴을 잡지로 가격했다. 이에 앞서 “라면이 덜 익었다”, “짜다” 등의 이유로 라면을 다시 끓여올 것을 요구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소위 대기업 임원의 소양이 이 정도일 줄이야 기가 찰 노릇이다. 포스코에너지는 몰상식한 직원 덕에 이미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포스코그룹 전체의 이미지도 함께 추락했다.

지난 24일 정준양 회장이 나서서 “포스코패밀리(계열사)의 임원승진에 있어서도 남을 배려하고 솔선수범하는 걸 포함해 소통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말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포스코는 매년 간부들을 대상으로 윤리적 리더십 강화 교육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e-러닝’을 통한 윤리교육도 해마다 5시간씩 운영 중이다.

포스코는 현재 실시되고 있는 윤리 교육이 현실과 맞고 효율성이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사람을 뽑고 신뢰하는데 있어서 다소 느슨한 잣대를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재차 확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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