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체감경기 4분기만에 반등…백화점·홈쇼핑 주목
4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걷던 유통업 체감경기가 2분기에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장기화된 경기불황, 물가인하 압박, 정부 규제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유통업종주(株)가 봄철을 맞아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943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를 조사한 결과, 2분기 전망치가 전 분기(87)에 비해 11포인트 증가한 9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이후 내림세를 지속해 온 지수가 4분기만에 상승 반전한 것으로 2분기 소비시장이 전 분기에 비해 활력을 띌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레 유통주를 향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소비 부진과 정부의 규제 등으로 지난 1~2월 실적이 부진했지만, 견조한 경기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유통주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여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2분기 이후 내수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소비심리 개선과 유통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여 유통업종에 대해 ‘비중확대’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홈쇼핑업체들의 양호한 실적 흐름은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계속될 전망이다”며 “부진했던 2012년 상반기 영업이익에 대한 반사이익이 2013년 상반기까지 반영될 예정이여서 GS홈쇼핑과 CJ오쇼핑의 경우 상반기 기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1분기 백화점 업체들의 실적은 다소 부진하지만 하반기 점진적 소비 심리 회복이 반영됨에 따라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2분기 이후 실적 개선과 함께 백화점 업체들의 주가는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백화점 업태 내 최선호주로는 7월까지 완료될 리뉴얼 점포의 실적 개선 모멘텀을 가지고 있는 현대백화점과 합병 효과와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모멘텀을 보유한 롯데쇼핑을 제시했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도 “주요 선진국의 부동산, 소비 회복 효과와 신정부의 완만한 내수 부양책이 규제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소비심리 개선을 가져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며 “기존 유통업종에 대한 방어적 견해를 중립적으로 전환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판단이다”고 말했다.
유통업태 중에서는 홈쇼핑과 백화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홍성수 NH농형증권 연구원은 “3월 현재 백화점 전점 매출신장률이 예상보다 높고, 4월에도 낮은 기저효과가 있어 업황 모멘텀은 긍정적으로 예상된다”며 “경제활성화 방안과 함께 투자자의 관심은 백화점과 오프라인 유통 업체에 집중될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도 “홈쇼핑 업체들의 실적 가시성과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여전히 백화점 대비 높은 편이지만 백화점 업체들의 PER(주가수익비율)이 10.7배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백화점 업체들에 대한 비중확대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업태간 비중은 홈쇼핑 > 백화점 → 홈쇼핑 = 백화점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에서도 업종별로 백화점이 1분기(95)보다 상승한 109로 집계됐고, 홈쇼핑은 같은 기간 77에서 104로 높아졌다. 이 지수가 기준인 100보다 크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업체가 더 많고, 미만이면 비관적인 업체가 더 많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