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경제 위기에도 인디텍스 순익 20% 증가
세계 3대 갑부인 아만시오 오르테가가 보유한 의류업체 인디텍스가 스페인의 경제불황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오르테가의 리더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럽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인디텍스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22% 증가한 23억6000억 유로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159억 유로에 달했다.
인디텍스의 실적이 호전된 것은 해외시장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유럽시장의 침체 여파를 상쇄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인디텍스는 지난해 아르메니아·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콰도르·조지아·마케도니아 등 전세계 64국에서 482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 1년 간 전세계에서 하루에 한 곳 이상의 매장이 생긴 셈이다. 전세계 매장수는 총 6009개에 달한다.
스페인 국민들은 4명 중 1명이 실직 상태인 암울한 경제 상황 속에서 인디텍스가 성공을 이어가며 자존심을 살렸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인디텍스의 성공 비결은 경쟁업체들이 따라할 수 없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에 있다는 평가다.
오르테가 회장은 신속한 생산 능력과 단순한 생산라인을 통해 최신 유행 의류를 저렴하게 공급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인디텍스는 경쟁업체들이 노동비용을 줄이기 위해 생산기지를 아시아로 이동하는 상황에서도 스페인 북서부 자치지방인 갈리시아를 비롯해 인근 국가들에서 대부분의 생산물량을 조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디텍스는 업계에서 가장 빠른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오르테가는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3 세계 부호’에서 순자산 570억 달러(약 63조1200억원)로 카를로스 슬림 텔맥스텔레콤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오르테가의 자산은 전년 대비 195억 달러가 늘어 갑부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535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버핏은 4위에 머물러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3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오르테가의 세계 3위 부호 등극은 매출 기준 세계 최대 의류 소매업체인 인디텍스의 공이 가장 컸다. 오르테가는 인디텍스의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로 지분의 59%를 보유하고 있다.
인디텍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그의 자산 가치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인디텍스의 시가총액은 667억 유로로 오르테가의 지분 가치는 393억 유로다. 인디텍스의 주가는 지난해 60% 이상 올랐다.
오르테가는 지난 2011년 회장직을 파블로 이슬라에게 자리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