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 모터쇼 가운데 하나인 제네바 모터쇼가 지난 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 국제전시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올해의 화두는 작은차의 고성능화. 소형차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해온 유럽차의 최신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행사였다. 이밖에 이번 모터쇼에서 다양한 차들이 주목받았다. 제네바 모터쇼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핫(Hot)한 모델을 살펴보자.
◇제네바에서 가장 비싼 차…롤스로이스 레이스= 이제 초호화 고급차 롤스로이스도 더 이상 소퍼드리븐(뒷자리용 고급차)을 고집하지 않는다. 억만장자들 역시 운전면허가 있고 차 몰기를 좋아한다. 롤스로이스는 이번 제네바쇼에서 이점을 노렸다.
주목받은 신차는 롤스로이스 역사상 가장 파워풀하고 다이내믹한 쿠페 ‘레이스(Wraith)’다. 롤스로이스가 상징하는 럭셔리와 초호화를 고스란히 담아내면서 운전 재미를 더한 모델이다. 이처럼 기다란 차체에 도어는 고작 2개가 달렸을 뿐이다.
V12엔진은 최고출력 624마력을 내 웬만한 수퍼카를 가볍게 추월한다. 초호화 브랜드 롤스로이스 쿠페답게 가격은 24만5000유로. 우리 돈으로 약 3억5000만원이다.
◇제네바에서 제일 빠른 차…‘라 페라리’=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는 역사상 가장 빠른 페라리가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새 모델은 출시와 동시에 페라리 라인업 가운데 최고봉에 올랐다. 주인공은 ‘라 페라리’. 페라리 역사상 처음으로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췄다. 차 곳곳에 F1 그랑프리에서 얻어온 첨단 기술이 가득 담겼다.
6.3리터 V12 엔진은 최고출력 789마력을 내고 여기에 약 160마력을 내는 전기모터를 더했다. 이를 모두 포함한 출력은 물경 949마력이나 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에 2.8초쯤이면 충분하다. 최고속도는 시속 351km까지 치솟는다.
◇제네바 최고의 짠돌이 연비 ‘폭스바겐 XL1’= 폭스바겐은 이번 모터쇼에서 양산차 연비 신기록을 세웠다. 주인공은 XL1. 차 이름은 연료 1리터를 가지고 달릴 수 있는 극한의 영역에 도전한다는 의미다.
XL1은 디젤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다. 전기 충전도 전기 플러그를 이용할 수 있는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다. 무엇보다 이번 모터쇼를 넘어 역사상 연비가 가장 뛰어난 양산차로 등극했다.
기름을 적게 먹는만큼 엔진도 작다. 2기통 디젤 엔진은 48마력을 내고 여기에 전기모터 27마력을 추가했다. 최고 160km까지 달릴 수 있다. 모양새는 콘셉트카에 버금가지만 이래뵈도 곧 판매에 들어가는 양산차다. 경유 1리터면 최대 111.1km를 달릴 수 있다.
◇제네바에서 가장 독특한 차…토요타 i-로드= 토요타는 이번 모터쇼에서 ‘이동’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을 제시했다. 도시 내의 근거리 이동에 최적화 된 컨셉트카 ‘i-로드’가 그 주인공이다.
새 모델은 스쿠터와 자동차를 뒤섞어놓은 모습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엔진이 아닌 순수 전기모터로 구동하는 2인승 전기차다. 앞바퀴는 안전을 위해 2개지만 뒷 바퀴는 여전히 일반 스쿠터와 마찬가지로 하나다. 주차도 편리해 일반 차량의 30% 공간만 있어도 차를 주차할 수 있다.
코너링 때 차체가 기울면서 최적의 자세를 잡는다.
◇제네바 모터쇼가 뽑은 ‘유럽 올해의 차 골프’= 폭스바겐은 이번 모터쇼에서 또 하나의 잔치상을 받았다. 바로 지난해 등장한 7세대 골프가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선정은 영국과 이태리·스페인·네덜란드 등 유럽 각국의 자동차 권위지가 투표에 나섰다. 최종 후보에는 볼보의 프리미엄 해치백 V40을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르노 클리오, 푸조 뉴 208 등이 이름을 올리며 각축전을 벌였다. 한국의 현대차 i30 역시 최종 후보에 올랐다.
결과는 폭스바겐 골프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토요타 스포츠카 86, 볼보 V40가 뒤를 이었다. 유럽 시장을 대표하는 올해의 차 후보들인 만큼 대부분 각 메이커를 대표하는 해치백 모델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