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김태희, 왜 절반의 성공일까? [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3-03-0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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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김태희 성공의 무기는 외모!

김태희는 성공한 스타다. 그런데 진정한 성공을 이룬 것일까. 김태희(33)는 수입과 인기를 성공의 척도로 판단하는 연예계에서 보면 대단한 성공을 이뤘다. 하지만 ‘진정한’수식어에 부합하는 성공은 아직 이루지 못했다. 왜냐면 그녀가 주로 활동하는 1차 시장인 드라마와 영화에서의 연기자로서 성과가 신통치 못하기 때문이다. 대신 2차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CF 등에선 맹활약을 펼쳐 톱스타 명성에 걸맞은 엄청난 수입을 올리고 있다. 대중의 많은 관심을 끌며 인기가 높아 드라마 출연료 역시 최고 수준이다.

실력으로 모든 것이 판가름 나는 스포츠와 달리 연예계에선 실력과 무관하게 인기를 얻으며 스타덤에 오를 수 있다. 김태희의 지금까지의 성공은 활동하고 있는 연기자로서의 가장 중요한 실력인 연기력과 무관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마나 영화의 캐릭터나 사적 생활의 정보, 홍보 마케팅이 합성돼 조형된 이미지에 대중이 환호했기에 스타가 될 수 있었다.

미국 CBS 방송이 매년 50대 스타를 발표하면서 스타의 선정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이 네 가지다. CBS는 스타여부의 판단을 할 때 연기력, 끼, 대중성(인기), 그리고 외모를 본다. 김태희는 이 측면에서 보면 외모와 대중성은 뛰어나지만, 연기력과 끼는 부족한 스타다.

김태희가 스타로 부상하고 연예계에서 일정 정도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출중한 외모다. 빼어난 외모는 연기자로서의 연기력 부족이라는 결정적인 단점을 무력화시키며 높은 인기를 얻을 수 있게 해줬다. 연기력 논란이 제기 될 때마다 수많은 네티즌 댓글들의 상당부분이 “얼굴 예쁘면 됐지”라는 반응이 차지한다.

2009년 KBS ‘연예가 중계’제작진이 KBS 방송문화연구소를 의뢰해 12세 이상 전국 1만52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한민국 최고 미녀스타’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의 21.7%가 김태희를 대한민국 최고 미녀라고 꼽아 1위에 선정됐다. 2위는 이영애가,3위는 한가인이 각각 차지했다. 다음은 송혜교 김희선 손예진 한예슬 전지현 김혜수 심은하 순이었다.

빼어난 외모에 서울대(의류학과)라는 사적 배경도 스타화와 연예인으로서 성공에 한몫했다. 신문, 방송, 인터넷 등 대중매체가 김태희의 서울대 졸업을 보도한 것은 그녀의 연예인으로서의 홍보와 유명성 획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서울대학교 출신 배우가 하나있죠. 김태희. 김태희는 초기에 학교 덕을 좀 봤죠. 그 또래 중에서 서울대학교 나온 사람이 별로 없으니까. 김태희, 이쁜데 서울대학! 이게 쫙 올라 간 거죠. 내가 초창기에 처음 데리고 연기해봤는데, 그냥 그렇더라구요…” 강연집‘나는 왜 아직도 연기 하는가’에서 중견 연기자 이순재가 김태희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다.

김태희는 지난 2000년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해 2001년 영화 ‘선물’에서 이영애 아역으로 연기자로서 첫선을 보였다. 이후 드라마 ‘스크린’을 거쳐 ‘천국의 계단’을 통해 연기자로서 존재감을 인정받으며 인기를 얻기 시작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영화 ‘중천’ ‘싸움’‘그랑프리’의 주연을 맡았지만, 흥행에 참패했을 뿐만 아니라 연기력에 대한 비판이 고조됐다. 드라마에선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아이리스’‘마이 프린세스’를 통해 시청률 면에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주연을 맡은 김태희의 연기는 딱딱하고 부자연스러운데다 발성에서부터 연기 세기까지 연기력의 많은 부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스크린’의 이승렬PD는 촬영도중 김태희 연기에 대해 “차마 눈 뜨고 못 봐주겠다. 니가 내 드라마를 말아먹을 작정을 했구나”라고 엄청나게 혼낸 적이 있다.

반면 김태희는 빼어난 외모와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광고계를 석권해 CF여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김태희는 화장품 커피 가전제품 등 다양한 제품 광고에 나서고 있으며 광고 CF모델료는 편당 8억원 내외의 최고 톱스타 대우를 받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출연이 없었던 2012년 지난 한해만도 CF출연으로 100억원대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김태희는 연기자가 본업이 아니라 CF모델이 본업이다”라는 비아냥도 터져 나오고 있다.

김태희는 막대한 수입과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연예계 톱스타로 성공했지만, 그녀가 활동하는 연기 분야에선 성공하지 못했다. 김태희의 존재감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흥행을 이끈 대표작이 없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연기력 부족이다. 이 때문에 김태희가 진정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김태희는 연기력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아직 작품 속에서 매력적이고 완벽한 모습을 못 보여드려 그런 거 같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에서는 마음이 무겁고 잘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내 자신을 마음껏 못 보여드린 것 같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기를 시작 했다. 이후 드라마 모니터를 할 여유도 없었다. 나중에 조금씩 깨달아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단점을 너무 많이 노출시켜서 선입견을 심어준 것 같다. 내가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녀에게 막대한 수입을 가져다주는 CF로 인한 고정된 이미지가 연기력의 스펙트럼을 한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에 대해서도 “CF촬영이 익숙하고 재밌어 편하게 촬영한다. 실제와 이미지가 상당부분 다르다. (대중이 보는)내 모습 중 상당부분 CF에서 세팅된 최고의 모습이다. (광고에서 평가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평가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 뿌린 대로 거둔다고 생각한다. 준비되지 않는 상태에서 연기를 했다”고 답했다. 빼어난 외모와 서울대 학력은 김태희를 연예계에서 톱스타로 부상시킨 원동력이고 다른 연예인을 압도할 수 있는 경쟁력중 하나다.

하지만 연예인으로서 진정한 성공을 거두고 난공불락의 경쟁력을 갖추며 장수하려면 치명적인 결함인 실력 즉 연기력을 갖춰야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김태희를 ‘최고의 미녀’라고는 인정하지만 ‘최고의 연기자’로는 인정하지 않는다.

데뷔 13년차에 접어든 김태희가 이제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연기력을 갖추는 철저한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외모와 학벌로 쌓은 연예계 스타로서의 성공의 탑은 모래성처럼 어느 순간 너무나 쉽게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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