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변동폭 이전보다 절반 수준 축소… 환율 조작 방지 의도
말레이시아 금융시장위원회는 환율 조작 행위를 방지하고 투명성을 제고하고자 외환 거래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초안을 정부에 제출했다고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말레이시아는 중국과 유사한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다. 관리변동환율제는 고정 환율제와 변동환율제의 중간 단계로 매일 기준환율을 고시하고 외환시장에서의 환율 변동폭이 이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초안에 따르면 기준환율을 정하는 패널은행들은 현지시간으로 오전 10시55분부터 11시까지 외환 매입가와 매도가를 쉬지 않고 업데이트해야 한다.
환율 변동폭 최대값은 종전의 20핍스(pips)에서 10핍스로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다. 핍스는 표시통화의 최소 화폐단위를 가리킨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싱가포르에서 지난해 리보(LIBOR, 런던 은행간 금리) 조작 파문과 비슷하게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 환율 조작 파문이 일자 규제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말레이시아중앙은행(BNM)은 지난달 시중 은행에 외환 거래 결제 시 반드시 기준환율을 따를 것을 지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조나선 카베나흐 웨스트팩뱅킹 통화 투자전략가는 “새 규정은 단기적으로는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제한할 것”이라며 “그러나 투명성이 개선된다면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변동폭을 축소한 것은 기준환율에 더 많은 신뢰를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달러·링깃 환율은 이날 쿠알라룸푸르 외환시장에서 오후 1시55분 현재 전날 대비 0.34% 하락한 3.090링깃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