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공기, 미국 공항 흡연실보다 미세먼지 심해
베이징의 공기오염도가 올들어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치를 계속 크게 웃도는 가운데 공기 오염도가 흡연실 수준과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주재 미국대사관이 측정하는 ‘오늘의 차트’에 따르면 베이징의 일일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의 평균치는 물론 최고치가 폐와 심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올들어 일일 평균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 당 194마이크로그램(㎍)이며 지난 12일에는 ㎥ 당 886㎍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 주요 공항의 흡연실보다 나쁜 수준이다.
미국 애틀랜타주 질병 예방 당국이 지난해 조사한 결과 미국의 16개의 공항 흡연실의 PM2.5지수는 평균 166.6㎍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베이징 공기가 흡연실보다 미세먼지가 27.6㎍ 더 많은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했던 때는 2004년으로 알래스카 주의 페어뱅크의 660만 에이커의 지역이 잿더미가 됐었던 대형 화재 사건으로 당시 PM2.5는 1000㎍이었다.
대기오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C. 아덴 포프 3세 브리검영대학교 교수는“흡연으로 인한 대기 오염은 그 장소를 벗어나면 되지만 베이징은 도시 전체가 높은 대기오염으로 사방이 둘러쌓여 있어 대기오염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시 당국은 이번 주 자동차 운전 자제령과 공장의 가동 중단을 명령했다. 전날 당국은 2000만 베이징 시민에게 외출 자제령을 내렸다. 베이징 국제공항도 스모그 때문에 가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일부 항공편을 취소했다.
WHO는 ㎥ 당 25㎍의 미세먼지에서는 24시간 이상 노출을 삼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베이징의 오염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베이징대의 공중보건대학은 이번 최악의 대기오염으로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857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원자바오 총리는 빠른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중국은 환경보호에 앞장설 것이며 대기오염과 배기가스에 대한 각종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