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일본 산교타임즈 특약] 6-① 일본, 몰락한 전자왕국…리먼 때보다 심각

입력 2013-01-3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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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 위기, 부품 유통업계에도 전염 (2013년 1월23일자 산교타임즈 반도체산업신문)

▲일본 반도체업체 어드밴테스트의 군마현 공장에서 직원들이 반도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반도체·전자 부품 유통업계가 고전하고 있다. 유럽 금융 위기에 따른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2012 회계연도 하반기 실적 회복 기대가 꺾이면서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해외 진출이나 새로운 원동력 발굴 등 성장 전략을 모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해외 경쟁업체들은 기술력·디자인력 있는 일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기업 인수·합병(M&A) 공세를 펼치며 위기감을 자극한다. 일본 기업들이 경영 방어태세로 위기 탈출 전략을 밝힐 수 있을 지가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위기가 리먼 사태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리먼 사태 때에는 수요 급감에 따른 혼란은 있었지만 수요는 6개월 만에 가파르게 회복됐다. 실적도 V자형 회복을 이룬 기업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 전자업계의 침체가 심각, 이는 일본 전자부품 시장의 구조적인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잃은 일본 전자업계의 침체가 부품 유통업계의 체력까지 소모시키고 있는 셈이다.

일본 전자업계의 침체는 기존 LCD TV나 휴대전화 등 가전 분야에서 최근에는 통신시장과 리튬이온배터리처럼 경쟁력 있는 분야로까지 확산, 중국 한국 대만 등 아시아 기업들의 공세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궁지에 몰린 업계는 구조조정과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은 자회사의 합병 등 수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리먼 사태 당시와 맞먹는 감원을 단행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

대형 반도체 업체의 경영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자율적인 성장으로 연결될 만한 새로운 방안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비관만해서도 안 된다. 공격적인 경영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이 해외에 있다면 해외 전개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경쟁사라도 보완 관계나 상승효과가 기대된다면 제휴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공격적인 M&A를 추진하는 기업도 있다. 토요타그룹 산하 상사인 토요타통상의 경우 전자부품회사인 일레머텍을 아예 손에 넣었다. 휴대전화용 전자부품에 강한 일레머텍을 기반으로 자동차 분야 이외로도 사업을 확대해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자동차 산업은 향후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보급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 파워 반도체 등 전자부품과의 상승효과를 최대한 발휘하는 전략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것은 일본 반도체 업계에서 재편의 핵심이 되는 대형 부품유통업체(메가 디스트리뷰터)의 움직임이다. 특히 세계 최대인 미국 애브넷의 움직임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애브넷은 지난해 일본 중견업체인 인터닉스를 인수한 후 바로 유니닥스까지 산하에 넣었다. 애브넷은 이미 1000억 엔 가까운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메가 디스트리뷰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미국 다음으로 시스템 설계력을 자랑하는 일본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경쟁사가 여전히 많다는 의미다.

다만 애브넷이 비용 부담으로 고전하는 일본 종합반도체업체 IDM이 직영하는 판매사를 언제까지 끌어안고 갈 수 있을 지가 의문이다.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의 경우 자회사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판매를 2013년 10월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직판 비율은 현재 10%가 넘지만 앞으로 특약점 등과의 제휴를 강화해 이보다 낮춘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하면 기존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하고 대담한 발상이 가능할까. 사실 일본 IDM의 전략에 따른 임기응변과 신속한 대응이 불가피하다. 상황에 따라서는 유통·판매 부문에까지 손을 뻗쳐 파트너로서 부가가치가 형성되어야만 비로소 활로가 열린다. 이처럼 적극적인 대응 가능 여부가 반전의 고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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