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실적 부진으로 위기… 삼성전자, 반면교사 삼아야
전세계 전자·IT업계를 호령하는 두 기업 사이에 명암이 엇갈렸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애플의 주가는 전날보다 12.35% 떨어진 450.50달러로 마감했다.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 9월21일의 705.07달러에 비해 36% 급락한 수준이다. 불과 4개월만의 추락이다. 전날 증시 마감 이후 발표된 애플의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주당순이익이 13.81달러로 10년만에 3.5% 첫 감소했고, 아이폰 판매실적도 478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였던 5000만대를 밑돌았다. 증권가에선 “왕이 죽었다”, “애플은 이제 망가진 회사다” 등 극단적인 비난도 쏟아냈다.
반면 삼성전자는 25일 지난 4분기 영업이익 8조8400억원의 사상 최대실적을 내놓으며 “멈추지 않는 삼성전자”, “불황에도 역시 강하다”란 호평을 들었다. 겉으로 보기에 애플은 추락중이고, 삼성전자는 날아 오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여전히 위기감이 팽배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축하보다는 올해 긴장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에 오르기는 어렵지만 몰락하는 건 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과거 소니가 그랬고, 노키아도 그랬다. 애플도 현재진행형이다. 삼성전자라고 그렇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는 얘기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경기불황으로 인한 저성장 우려가 지속되며 IT시장 수요를 장담할 수 없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도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환율 변동으로 인한 리스크도 크다. 삼성전자는 올 한해 환율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약 3조원 이상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애플과의 소송 결과가 아직도 오리무중이고, 미국에서 세탁기 반덤핑 판정을 받는 등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심해지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위기론’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지난 2일 신년하례식에서 이건희 회장은 “위상이 높아질수록 견제가 더욱 심해지는 등 삼성의 앞길은 순탄치 않다”며 “지난 성공은 잊고, 도전하고 또 도전해 새로운 성장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당부했다.
삼성전자가 안팎의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1등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언제나 자만하면 안된다는 이 회장의 채찍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