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레베카’옥주현 "악역이라 맘에 든다"

입력 2013-01-2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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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버스 부인 역, 주연 못지않은 비중… 로맨틱 스릴러 독특한 장르로도 주목

▲뮤지컬 ‘레베카’의 카리스마 조연 옥주현

“색깔 짙은 조연이고 악역이다. 역할, 원작, 음악 모든 것이 맘에 들었다.” 지난 17일 열린 뮤지컬 ‘레베카’ 시연회에서 만난 옥주현은 자신의 배역(댄버스 부인역)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의문이 들었다. ‘옥주현이 조연이라고?’ 시연이 끝나고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옥주현이 부른 ‘레베카’였다. 옥주현이 자신을 조연이라 소개한 것이 더욱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극이 ‘나(I)’를 중심으로 전개돼 출연 시간만 놓고 보면 조연이 맞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배역이 가진 극적 비중을 놓고 보면 댄버스 부인 역의 옥주현은 결코 조연이 아니다. 오페라 속설에 ‘뚱뚱한 여자가 노래를 부르기 전에 공연은 끝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뮤지컬 ‘레베카’ 역시 댄버스 부인의 곡 ‘레베카’가 끝나지 않고서는 끝난다고 할 수 없다.

옥주현은 “댄버스 부인 역을 맡게 된 후 원작 소설을 탐독해 극이 전해주는 분위기를 파악하려 했다”고 밝혔다. 또 “작가가 묘사를 굉장히 잘해서 그가 표현하고자 한 댄버스 부인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원작의 묘사까지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에서 캐릭터에 대한 진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옥주현의 배역에 관한 연구의 흔적은 또 있다. 미국에서 친구가 선물해 준 원작 소설의 복사본을 미신처럼 늘 가지고 다닌다고 밝힌 것. 단순히 지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댄버스 부인에 더 잘 몰입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하나의 배역을 하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는 모습은 어느덧 뮤지컬 배우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프로배우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뮤지컬 ‘레베카’는 스릴러의 거장 히치콕의 영화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대프니 듀 모리에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국내 초연으로 지난 12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려 3월 31일까지 계속된다. 특히 유준상, 류정한, 오만석, 옥주현 등 호화 캐스팅이 눈길을 끈다. 연말연시 대작 뮤지컬이 쏟아지는 가운데에서도 로맨틱 스릴러라는 독특한 장르는 일찌감치 높은 관심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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