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규제강화 움직임에 뿔 난 게임업계

입력 2013-01-1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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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제 적용시간 확대 및 게임 개발·배급 제한 발의

게임업계가 예상치 못한 여당의‘게임 규제 강화법안 발의’ 직격탄을 맞았다. 게임업체 수장의 인수위 참여와 새 정부의 규제완화 의지에 기대감을 가졌던 게임업계는 이례적으로 날 선 비판을 가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어지는 규제 강화 소식에 게임 시장은 울상이다. 새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에 기대감을 갖고 있었지만 여당에서 게임산업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뒤통수를 맞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지난 8일 손인춘 의원을 포함한 새누리당 의원 17명은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청소년들의 게임이용을 제한하는 이른바 ‘셧다운제’를 밤 10시부터 아침 7시까지 확대·실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셧다운제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적용된다.

또 중독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게임의 개발과 배급을 제한할 수 있는 ‘게임중독 유발지수’를 만들고, 게임업체 매출액의 1% 범위에서 게임중독 치유센터 설립에 소요되는 기금을 부담시키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법안을 발의한 손 의원은 여당 소속의 대표적인 ‘친박’의원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이번 법안을 놓고 업계에서는 새 정부의 게임산업 규제 의지가 담겨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그간 공식적인 발언을 자제해오던 업계 수장들이 앞장서 비판에 나섰다.

남궁훈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법안 상정 자체에 항의하는 의미로 올해 열릴 ‘지스타 2013’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열린 ‘지스타 2012’의 메인 스폰서로 참가해 성공적인 행사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남궁 대표는 “해운대 지역구 의원이 법안에 참여한 상황에서 지스타에 참석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자존감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올해 지스타 행사 자체를 아예 열지 말 것을 제안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애니팡 개발사 선데이토즈의 이정웅 대표, 캔디팡 개발사 링크투모로우의 이길형 대표를 포함해 주요 게임사 대표들도 남궁 대표의 제안에 지지의사를 보내고 있다.

게임업계 수장들의 이 같은 행보는 이번 법안이 게임산업에 대한 정치권의 이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셧다운제도의 경우 청소년의 이용감소 보다는 부모 명의도용 사례만 증가시켰다는 정부의 조사결과가 있다”며 “실효성 없음이 입증된 셧다운제를 놓고 오히려 적용 시간을 늘린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은 이번에 발의된 법안 외에도 다음 달부터 고스톱 및 포커류를 일컫는 이른바 ‘고포류’등 사행성 게임에 대한 규제안도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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