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 ‘구글회사 대표단’으로 표현 방북 의미 부여…억류중인 케네스 배 석방문제 논의 예정
에릭 슈미트 구글회장과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 일행이 7일 저녁 북한에 도착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슈미트 일행을 ‘미국 구글회사대표단’이라고 표현해 이번 슈미트 일행의 방문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해 보도했지만 공항에 누가 이들을 맞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를 단장으로 한 이번 방북단은 총 9명으로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오후 1시40분발 중국국제항공CA121편으로 평양에 들어갔다. 슈미트 회장은 수행원 자격으로 이번 방북에 참여했다. 이밖에 리처드슨 전 주지사의 고문인 한국계 미국인 토니 남궁씨, 구글 산하 연구소인 구글 아이디어의 재러드 코헌 소장과 슈미트의 딸 소피도 이번 방북에 동행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출발 전 베이징에서 이번 방북은 “구글의 비지니스 목적이 아니며 슈미트 회장이 경제적 문제·소셜미디어 측면에서 북한을 살펴보고자 방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번 방문은 인도주의 목적의 개인적 방문”이라며 "이번 방문은 미국 정부 입장과 아무런 관련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나흘간의 방문 기간 동안 북한의 식량사정 등을 평가하고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의 석방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나기를 기대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국가 지도자급만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의 외교, 국방, 경제 분야 관리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앞서 미국 정부는 이미 리처드슨 전 주지사를 단장으로 한 이번 일행의 평양 방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왔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솔직히 최근 북한의 행동을 고려했을 때 그들의 방북 시점이 도움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지난달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논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북한은 물론 아시아 관련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은 한 방문단원의 말을 인용해 슈미트 회장이 북한에 기부할 것이라며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또 북한 당국자들과 케네스 배씨에 관한 문제에 대해 논의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9년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방북 이후 억류됐던 두 명의 미국 여기자가 석방되고, 2010년에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유사한 목적으로 방북한 사례를 들며 리처드슨 전 주지사의 방북을 주목했다.
이번 방북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진 토니 남궁씨는 “슈미트 회장의 방북이 북한 경제 개방의 신호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3박4일간 북한을 방문한 뒤 10일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