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정부, 국적 신청 거부하자 부자증세 없는 러시아 국적 취득
벨기에로 ‘세금망명’했다는 비난을 받았던 프랑스 배우 제라드 드파르디외가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웹 사이트에 성명을 내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드파르디외의 러시아 시민권 신청을 승인했다”라고 밝혔다.
드파르디외는 러시아 국영방송국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러시아 국적을 취득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평소에 러시아의 역사와 작가 그리고 러시아 사람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좋아했다”며“러시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친이 한때 공산당원이었다”며“이는 내 사고방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한을 통해 러시아어를 배울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그가 러시아로 거주지를 옮길지는 언급을 피했다. 드파르디외 대변인은 이 서한의 사실 여부 확인을 거부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푸틴 대통령 대변인은“드파르디외가 러시아 문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해 시민권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드파르디외는 러시아의 한 은행 광고 모델을 하기도 했으며 러시아 TV영화에 출연했었다.
드파르디외가 이번에 취득한 국적을 유지하기 위해 러시아에 반드시 거주해야 할 필요는 없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에 대해 “전적으로 그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20일 “원한다면 드파르디외에게 러시아 여권을 발급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드파르디외는 고소득자에게 최고 75% 세율을 적용하는 사회당 정부의 부자 증세에 대해 계속 반발하다 세금을 피해 벨기에 국적 취득을 신청했었다. 하지만 벨기에 정부가 승인하지 않자 소득의 13% 세금을 적용하는 러시아에 국적 취득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