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한솔그룹, 달갑지 않은 대기업집단 지정

입력 2012-12-2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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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기업 성향 박근혜 당선자에 한숨 돌려…내부거래, 채무보증은 해결해야

상호출자·채무보증제한 대기업집단 지정을 앞둔 아모레퍼시픽과 한솔그룹이 한숨을 돌렸다. 제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박근혜 후보가 내건 경제민주화 공약 수위가 민주당보다는 낮은 탓이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순환출자나 출총제와 같이 경제민주화 공약 중 완화된 부분 외에 내부거래 등 일부 공약은 이전보다 강화키로 했기 때문이다. 대기업집단 지정이 그룹 성장에 따른 불가피한 일임에도 결코 달갑지 만은 않은 이유다.

◇아모레퍼시픽그룹 4년만에 재입성=아모레퍼시픽그룹은 국내 대표적인 화장품 제조·판매 업체다. 현재 그룹 내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이 9개 국내 자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그룹 자산총계는 5조296억원이다. 내년에 상호출자·채무보증제한 기업집단에 지정되면 4년만에 재입성하는 셈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사명 변경 이전인 2007년 태평양그룹 시절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그러나 2009년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의 상향 조정과 함께 제외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2006년 6월 지주사 체제 전환을 완료해 상호출자제한에서 자유롭다. 또 그룹 내 자회사 간 채무보증도 전혀 없다. 그러나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 등은 그룹 경영진들에게 부담이 되는 요소다. 초자 용기의 제조·판매를 목적으로 2007년 물적 분할 돼 설립된 퍼시픽글라스의 특별관계자 매출(내부거래) 비중은 2010~2011년 2년간 50% 안팎을 기록했다. 같은 해 녹차 등을 생산, 제조하는 농장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장원의 경우 특별관계자 매출 비중은 70~80%에 달한다. 인쇄 및 지지가공 제조·판매를 위해 태신인팩에서 2010년 인적분할 후 설립된 퍼시픽패키지의 내부거래 비중은 80%를 웃돈다.

◇한솔그룹, 해결 과제 많아=2013년 대기업집단 지정을 앞두고 있는 한솔그룹은 제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서 순환출자 규제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됐다. 한솔그룹은 국내 대표적인 종합 제지기업으로 공정거래법상 저촉이 되는 상호출자는 없다.

하지만 한솔그룹은 ‘한솔제지→한솔EME→한솔CSN→한솔제지’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솔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그룹 내 주력 사업부문 중 하나인 화학업종으로 이어진다. ‘한솔제지→한솔EME→한솔CSN→한솔케미칼→한솔제지’로 이어지는 구조는 한솔그룹 오너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순환출자의 또 다른 축이다.

이인희 한솔 고문과 남편인 조운해 전 효석장학회 이사장, 그리고 셋째 아들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이 가진 한솔제지 지분은 6.92%에 불과하다. 기존 순환출자 해소 주장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 박근혜 후보의 당선이 한솔그룹으로서는 반갑기만 하다.

그러나 상호출자·채무보증제한 대기업집단 지정을 앞둔 한솔그룹의 속내가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한솔그룹은 현재 한솔더리저브라는 회사를 통해 골프장을 짓고 있다. 한솔개발이 한솔더리저브가 금융권에 빌린 130억원 규모의 채무를 보증해주고 있다. 이는 대기업집단 지정과 함께 2년내 해소해야 하는 등 당분간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한솔더리저브가 한솔개발에서 차입한 금액도 2010년말 160억원에서 2011년말 390억원, 올해 반기말 480억원 등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부담도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와 단가 후려치기에 대한 제재가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한솔그룹 계열사의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20% 미만이나 아트원제지(79.1%), 한솔CSN(44.7%), 한솔케미칼(49.9%)이 평균치를 웃돈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최근 그룹 계열사 총자산규모가 5조원이 넘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내년 대기업집단 지정이 확실시 되면서 제반 규제에 따른 문제 해결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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