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터뷰]조준희 기업은행장 "스마트금융 모델 개발… 중소기업 지원 징검다리 될 것"

입력 2012-12-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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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자금지원을 위해서 창구조달예금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중점적으로 추진중인 스마트금융이 그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화된 시선으로 시장의 흐름을 선도하는 파격 경영자"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은행권에서 조준희 기업은행장에 대한 표현이다. 자동화기기(ATM) 수수료 인하와 중소기업대출 금리 인하 등으로 이슈메이커로 떠오른 조 행장이 스마트금융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영으로 어느 벤처기업 사장같은 수식어를 달게 된 것이다.

오는 28일로 취임 2년째를 맞는 조 행장은 소매금융 사업 확대에 이어 차세대 사업인 스마트금융에서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은행권의 화두로 떠오른 스마트 브랜치(Smart Branch)에서 스마트폰 대중화에 초점을 맞춰 이동통신사인 KT와 함께 차별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 앞서 지점망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했던 ATM(현금자동입출금기)과 공중전화 결합부스 설치는 현실을 고려한 기업은행만의 차별화된 스마트금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마트금융,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키는 시발점 = 조 행장의 스마트금융 경영 전략은 고객중심, 현장중심의 업무처리가 밑 그림이 됐다. 영업현장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조 행장의 평소 지론처럼 일련의 기업은행의 스마트금융은 현재의 금융 사안과 IT의 결합이 적절히 조합을 이룬다.

이는 지난 8월에 열린 기업은행 창립 51주년 기념사에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조 행장은 “51년은 한사람의 인생으로 보면 지천명(知天命)을 넘긴 나이”라며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스마트 금융시장을 선점하고, 모든 부문에서 국민의 요구를 뛰어넘는 엄격한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스마트금융은 조 행장의 아이디어와 실무 부서의 검토작업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7월 서울역 광장에 공중전화 부스에 은행 점포를 접목 시킨‘길거리 점포’를 선보였다. 시중은행보다 점포 수가 적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였다. 은행의 입장에선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켰고, 사회적인 시각에서는 휴대전화 보급으로 애물단지가 된 공중전화부스를 리모델링을 통해 시민에게 환원하는 의미도 지녔다.

기업은행은 공익적 차원에서 내부에 은행 업무와 상관없는 자동심장충격기(AED) 등을 비치했다. 한 대 가격은 약 300만원으로 고가의 제품이다. 은행의 사회적 책임에는 스마트금융 역시 벗어날 수 없다는 기업은행의 정신이 그대로 묻어난 셈이다. 현재 3800여개인 기업은행의 ATM기 가운데 공중전화부스 ATM기는 930여개다. 올해 말까지 1115개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 행장의 발상의 전환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올 10월에는 인천광역시에 길거리 점포 2탄인 버스정류장과 ATM를 결합시킨 이른바 스마트 버스승강장을 선보였다. 스마트 버스승강장의 경우 여타 지자체에서도 설치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온 상태다. 기업은행은 현재 추이를 살핀 후 내년에 길거리 점포 3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 본연의 업무…스마트금융도 같은 맥락 = 조 행장은 취임이후 줄 곧 강조한 말이 있다. 기업은행 본연의 업무인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자금지원을 위해선 창구조달예금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 행장의 이 같은 전략은 스마트금융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거점지역에 금융플라자 개설과 스마트폰뱅킹 등 비대면채널 활성화를 통해 가능한 모든 수신채널 확대로 조달예금을 극대화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0만명이 넘는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절반이 스마트 뱅킹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시장에서 자리만 잘 잡는다면 순식간에 지점 숫자를 수백 개 늘린 것보다 더 나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조 행장이 스마트금융이 그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경영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이유다.

지난달 금융권 최초로 전국 유·무선 네트워크망을 보유한 KT와 제휴를 통해 금융과 통신을 융합한 미래형 신개념 점포인 IBK스마트브랜치 영동점과 수원점을 동시에 개점했다.

이동통신사인 KT와 전사적·포괄적 업무제휴 체결을 통한 이번 사업은 조 행장에게 남다른 의미와 성과를 안겨줬다. 스마트금융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타 금융사와 달리 스마트폰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부합한 전략은 경쟁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충분했다. 이들 점포는 KT 올레플라자 매장내 숍인숍(Shop-in-Shop) 형태로 운영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은행과 통신 관련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IBK스마트브랜치는 “차별화된 스마트금융으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라”는 조 행장의 특명에 따라 이뤄졌다.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사업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마케팅 본부 산하에 스마트산업추진단을 꾸리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11명의 전문 인력이 속해 있는 스마트사업추진단은 스마트금융 관련 애플리케이션과 상품 개발 등 관련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조 행장은 “IBK스마트브랜치는 공중전화와 ATM을 결합한‘길거리점포’사업에 이은 IBK-KT 융합사업의 결정판“이라며 “금융·통신 융합을 위한 오프라인 플랫폼이 마련된 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 고객가치의 극대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행장은 KT의 통신망과 기업은행의 금융망이 결합된 만큼 차별적인 채널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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