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출판계 결산]경제불황과 함께 찾아온 불안감… 인생 나침반 서적 인기 고공행진

입력 2012-12-2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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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세상에서 탈출할 길을 모색하는 것일까. 올해도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과 세계 경제불황의 장기화는 출판계에도 그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모습이다. 올해까지 3년간 역대 베스트셀러 1위는 모두 멘토형 도서가 차지했다.

마이크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일까(2010년)’,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2011년)’,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2012년)’ 로 이어지는 최근 3년간의 베스트셀러 종합 1위(자료제공 예스24)는 모두 멘토형 도서들이다. 갈 곳을 정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나침반이 되어 줄 만한 서적들이다.

올해 현재 종합베스트셀러 1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총 26주간 1위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위상을 지키고 있다. 저자 혜민 스님은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재학 중 출가해 한국인 승려 최초로 미국 햄프셔 대학 교수가 됐다.

그가 갈팡질팡하며 사는 우리에게 알리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그의 색다른 이력에 한번쯤 호기심이 생길만하다. 깨달음과 가르침을 기대하는 독자의 목마름이 이 책을 구매하는 요인이다. 저자는 ‘세상이 바쁜 것은 내 마음이 바쁘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명제를 던지며 잠깐 쉬어가기를 제안한다.

종합 베스트셀러 10에서 놀라운 대목은 두 명의 스님이 저자로 등록돼 있다는 점이다. 법륜 스님이 두 권을 10위권 내에 올려 총 세 권이 베스트 10에 올라있다.

예스24 김수영씨는 “스님들의 책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불교가 지닌 포용의 철학이 아닐까 싶다. 교리나 불전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다 내려놔라’등과 같은 마음을 정화하는 문학성 있는 코드를 제시한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힐링 문학의 차원에서 부각되는 것 같다. 편하게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선물용으로도 인기다”라고 분석했다. 각박해지는 사회에서 불안한 마음을 위로 받으려는 현대인의 우울한 마음이 최근 몇 년간 출판 시장에 나타난 셈이다.

정권말기는 정부도 지도자도 모두 손 놓고 차기 정부만을 바라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선 출마를 앞두고 냈던 안철수 교수의 ‘안철수의 생각’이 6주간 1위를 차지하며 종합베스트셀러 2위 올라 안 교수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바람을 입증했다.

한때 모든 여성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배우 김수현의 인기 역시 서점가에 이어졌다. 올해 초 흥행몰이에 성공한 MBC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높은 인기가 원작소설 ‘해를 품은 달1,2(정은궐 저)’의 관심으로 이어져 5, 6위에 나란히 올랐다.

한편 경제·비즈니스 분야 1위는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잡스의 자서전 윌터 아이작슨저 ‘스티브 잡스’가 차지했다. 애플에 혁신 DNA를 주입하고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에어 등 수 많은 혁신적인 제품을 세상에 내놓은 그의 삶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파산 3개월 전 자신을 내쫓았던 애플로 화려하게 복귀한 애플의 신화. 지금의 스마트폰을 재창조한 스마트폰의 아버지다. 그의 리더십과 추진력이 없었다면 아직도 불편한 PDA폰을 가지고 다녔을지도 모를 일이다. 비록 고인이 됐지만 그의 삶 속에 녹아있는 미래형 DNA를 배우고자 하는 독자들의 행렬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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