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평화헌법 수정·경기부양책 실시 전망…한국·중국과의 갈등 커질 듯
일본 총선에서 야당인 자민당이 압승하면서 극우 정권이 출범하게 됐다.
일본 NHK방송은 16일(현지시간) 총선 후 출구조사에서 자민당이 275~310석을 얻어 압승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55~77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 지사가 이끄는 일본유신회가 40~61석을 얻어 제3당으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자민당의 연립정권 파트너가 될 공명당은 최대 3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자민당이 공명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하면 전체 의석의 3분의 2인 320석 이상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자민당이 참의원(상원)에서 부결한 법안을 중의원에서 재가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자민당은 지난 2009년 8월31일 총선에서 민주당에 패배한 이후 3년여 만에 정권 재탈환에 성공하게 됐다.
지난 2007년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총리직에서 사임했던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도 5년 만에 총리에 다시 오르게 됐다.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는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과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사태, 중국과의 영토분쟁, 경기침체 등으로 위기에 빠진 일본을 살려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게 됐다.
도쿄의 유권자인 이와타 마사유키(25세)는 “이들이 경제를 이끄는데 더욱 유리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자민당에 투표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재는 일본은행(BOJ)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상향과 무제한적 양적완화 등 적극적 경기부양책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무엇보다 가장 뚜렷한 경향은 일본 우익의 부상이다.
아베 신조는 평화헌법을 수정해 자위대를 군대 지위로 격상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걸고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인하는 대표적인 우익 정치인이다.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와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이끄는 일본유신회는 극우정당을 표방하고 있다.
이사하라는 최근 유세에서 “유색인종 중 일본인만 근대 국가 이뤘다”는 등의 막말을 펼치고 있다.
극우세력이 우위를 떨치는 것은 일본 경제의 침체와 더불어 소니와 파나소닉 등 대표기업의 몰락, 영토분쟁에서 중국에 밀리는 모습 등에 일본 국민이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카토 테츠로 와세다대 정치학 교수는 “일본 대중들은 충격을 받고 있다”면서 “경제는 나아지지 않고 중국은 일본을 추월했으며 낮은 출생률 등 인구학적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인은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며 현재 정부는 이런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베 신조의 자민당이 승리하면서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갈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일본 총선에서 승리하는 정당이 장기적이고 실용적인 대외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선거 과정 중에 일부 정당이 영토 분쟁에서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군비 지출을 늘리겠다고 공약한 점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