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6개월간 달러에 대해 10% 올라…엔은 6개월래 최저치
아시아 4위 경제국인 한국의 원화 가치는 계속 오르고 아시아 2위 경제국 일본의 엔화 가치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2010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2차 양적완화로 촉발된 글로벌 통화전쟁 이전부터 자국 통화의 적절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싸워왔다고 FT는 전했다.
그러나 최근 외환시장을 살펴보면 한국은 통화가치가 오르는 등 불안한 모습이나 일본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황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원화 가치는 지난 6개월에 걸쳐 달러에 대해 10% 올랐다.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시장에 개입하겠지만 추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호주뉴질랜드(ANZ)뱅킹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실효환율을 감안하면 한국 원화 가치는 지난 2007년 수준보다 여전히 낮다”면서 “일본은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지만 한국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원화 가치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은 경제침체에다 막대한 유동성 공급으로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오는 16일 총선에서 승리가 유력시되는 자민당의 아베 신조 총재는 지난달 “디플레이션을 끝내고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무제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아베 총재의 지난달 발언 이후 엔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약 3% 빠지면서 6개월래 최저 수준인 82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한국의 원화 가치가 오르는 반면 엔화가 하락하면서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FT는 전했다.
아베 총재가 선거 승리를 위해 무리한 경기부양 약속을 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굳이 공약을 지키기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