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한대련 20여명 ‘새누리당 습격사건’

입력 2012-12-0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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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사 잠입 ‘박근혜 사퇴 요구’ 기습 기자회견

▲반값등록금을 촉구하는 대학생들이 2일 여의도 새누리당 기자실에 잠입해 기습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연합뉴스)
2일 오후 1시 여의도 새누리당사 4층 기자실. 박근혜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 등이 이뤄지는 기자회견장에서 박 후보의 퇴진을 요구하는 기습 기자회견을 여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20여명의 학생들은 당사 주변을 배회하다 기습적으로 기자실로 몰려들었다.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에더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손에는 ‘말로만 반값등록금’ ‘박근혜 후보 사퇴’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과 현수막이 들려있었다.

학생들은 “박 후보가 말로만 반값등록금을 얘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가운데 한 학생은 ‘한국대학생연맹(한대련) 소속’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이번 일의 동기에 대해 “보신각에서 가진 반값등록금 집회에 와 줄 것을 요청했는데 (새누리당에서)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점심시간이라 한산하던 기자실은 금새 술렁거렸다. 화들짝 놀란 당직자들이 급히 달려 나왔다. 기자회견이 시작된 지 5분이 되지 않아 15~16명의 경찰이 출동해 학생들을 끌어냈다. 학생들은 끌려나가는 동안 ‘반값등록금 실현하라’ ‘박근혜 후보 사퇴하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그런데 어떻게 잠입이 가능했을까. 새누리당사는 수십명의 경찰병력이 항상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들의 잠입은 첩보작전을 방불케 했다. 새누리당 관계자와 학생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들은 오후 12시경 박 후보 지지자라 속이고 당사에 들어와 화장실과 기자실의 빈 자리 등에 숨어 대기하다가 오후 1시 일제히 회견장으로 모였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공교롭게 이날 전국총학생회장들이 박근혜 후보 지지선언을 하기로 돼 있어 이들을 구별해 낼 수 없었다”며 “자세한 일정을 알았다면 누군가의 사주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지지행사에 참석하러 왔다며 1~2명씩 조를 이뤄 입구를 통과했고 이 과정에서 전경의 친절한 안내도 받았다.

당사 밖에서 시위를 계속하던 한 학생은 이번 일의 동기에 대해 “보신각에서 가진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새누리당에서) 오지 않았다”며 “말로는 반값등록금 말하지만 행동으로 보여준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해 무례를 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사에 들어왔던 학생 20여명 가운데 19명은 출동한 경찰들에게 연행됐다. 또 17명의 학생들이 당사에 잠입하지 않고 따로 당사 밖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해산했다.

한편 소동이 수습된 지 30여분 뒤 같은 자리에선 전·현직 전국총학생회장단이 “박 후보 당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기습 기자회겨늘 한 뒤 경찰에 의해 엘리베이터로 밀려나가는 학생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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