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돋보기]삼성, "애플 부품공급 끊어라" 보도에 공식 입장 밝힌 사연

▲삼성 서초사옥.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공식 블로그 ‘삼성 투모로우’를 통해 이례적으로 언론보도를 반박했다. 같은 날 경향신문 인터넷 판에 보도된 ‘삼성, 애플에 부품 공급 끊어라’는 기사 내용을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글이다.

삼성전자는 “오늘 경향신문 인터넷에 보도된 ‘삼성, 애플에 부품 공급 끊어라’는 제목의 기사 내용 중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어 알려 드린다”며 “삼성 최고위층이 미국 평결에서 애플에 완패하자 애플을 압박하기 위해 부품공급을 끊도록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부품사업을 하고 있는 DS 부문과 세트사업을 하고 있는 DMC 부문이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며 “애플과의 특허 협상 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애플에 납품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물량을 줄인다는 내용도 사실 무근”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공식 해명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다. 애플과의 까다로운 계약조건 때문에‘애플에게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는 누구나 아는 내용조차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목소리를 낸 데는 최근 삼성전자의 애플 반도체 공급 관련, 근거 없는 내용들이 마치 사실인양 보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완제품 사업부 문제가 부품 사업에까지 영향을 주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조기 진화에 나선 또 다른 요인이다.

삼성전자가 사업부 분리 경영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삼성 부품을 사들이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정보 유출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애플을 비롯해 델, HP, 소니 등에 D램과 낸드플래시, 디스플레이 등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반면 이들 업체와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TV 등 완제품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자사의 부품 구매 정보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나 TV사업부, PC사업부로 넘어가면 제품 경쟁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감을 지속적으로 표출해왔다. 때문에 지난 2011년 부터 완제품과 부품 사업을 독자적으로 경영해 오고 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 조차 세트 사업에 관여를 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다. 결국 삼성은 애플과의 갈등이 부품부분까지 확대될 경우 부품고객사들을 자극할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기진화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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