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신현복 한라건설 홍보부장 "매운 情"

입력 2012-11-1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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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건설 신현복 홍보부장.
어머니, 몇 물 째 따다 말리시는 건가요

할머니 방에 고추가 널려 있다
반쯤 마른 채 매운 냄새 짙게 풍기고 있다
듬성듬성 짓무른 것도 보이고
바싹 마른 것들은 푸대에 담겨 있다
아랫방에다 말리면 되는데 싶어 여쭸더니
창문을 그렇게 열어 뒀는데도
돌아가신 할머니 냄새 도무지 가시지 않아
심통 좀 부렸다며 슬쩍 웃으신다

그렇구나, 방안 가득 이 붉은 것들 한 때는
시퍼렇던 시집살이로구나
눈물겹던 청상의 여름날들을
이렇게 꼬들꼬들 말리고 계셨구나
그럼 푸대 속 저 마른 것들
하, 설움이구나
설움도 곱게 말려 빻으면 매운 情
맛 돋우는 양념이 되는구나

몇 물을 더 따다 말려야 끝물인가요, 어머니

◇용어설명

△푸대 = 포대의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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