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적 일자리 창출사업 예산 줄여야”
정부의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들이 상호 조율과 연관성이 결여된 채 진행되고 있으며, 효과가 확인되지 않는 사업을 소위 ‘재탕, 삼탕’ 하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9일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의 현황과 개선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먼저 김 연구위원은 올해 우리나라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와 비교하기 위해 취업을 적극 유도하는 ‘적극적 노동시장정책’과 실업으로 인한 보조금 지급 성격인 ‘소극적 노동시장정책’으로 나눈 후 적극적 일자리 사업의 효과를 분석했다.
올 재정지원 일자리 지원 예산 9조5000억원 중에서 ‘적극적’과 ‘소극적’은 각각 62%, 38%를 차지한다.
분석결과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중 고용장려금과 직접적 일자리 창출은 단기적으로 고용률 제고에 기여하나, 중·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적 일자리 사업은 공공부문에 일자리를 만들어 취업취약계층이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말한다.
반면 고용지원서비스와 직업훈련 및 능력개발 등은 고용률 제고에 있어 단기적인 효과는 확인되지 않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올해 전체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예산 중 직접적 일자리 창출 예산 비중은 25.31%으로 여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들의 비율보다 높다. 또 OECD 국가와 비교해서도 2010년 기준 5.4배가량 더 높았다.
이에 따라 김 연구위원은 직접적 일자리 창출 예산 비중을 낮추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용지원서비스와 직업훈련 및 능력개발 부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원을 배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세 둔화가 예측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회성에 그치는 단기적인 직접적 일자리 창출사업은 근본적인 고용대책으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것.
또 직접적 일자리 창출사업의 주요 대상인 취업취약계층의 참여율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0년 기준 직접적 일자리 창출사업 117개 중 취약계층 참여비율이 30% 이상인 사업은 28개에 불과했다.
김 연구위원은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을 수요자 친화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통합된 전달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취업알선의 경우 고용노동부(고용센터, 노사발전재단 전직지원센터), 여성가족부(여성새로일하기센터), 보건복지부(지역자활센터), 통일부(하나센터), 국방부(국방취업지원센터) 등 시행부처에 따라 서비스 전달기관이 각각 달라 수요자의 이용에 혼선을 주고 있다는 것.
이 밖에도 김 연구위원은 “취약계층은 상당수가 일자리문제뿐 아니라 금융문제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양자를 결합하는 패키지사업을 확충해야 한다”며 “분절적인 사업을 패키지화 또는 복합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