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의 역습]‘자원부국’카타르, 중동 금융허브까지 눈독

입력 2012-11-0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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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글로벌 금융센터 노린다… 적극적 인프라 투자로 고성장

▲카타르가 활발한 인프라 투자와 금융산업에의 적극적 지원 등으로 제2의 싱가포르를 노리고 있다. 사진은 카타르 수도 도하의 웨스트베이 지구에서 빌딩 건설작업이 한창이다. (사진=블룸버그 제공)
카타르가 제2의 ‘싱가포르’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는 물론 월드컵 유치 이후 인프라 투자를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카타르는 포브스와 글로벌파이낸스 등이 올해 초 선정한 ‘세계 최고 부자국가’에 올랐다.

글로벌파이낸스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약 9만 달러(약 9800만원)에 달했으며 올해 10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는 카타르 GDP의 60% 이상, 수출의 85%를 차지하는 경제 주춧돌이며 천연가스 매장량은 7000㎦가 넘어 세계 3위 규모에 이른다.

그러나 카타르가 중동과 아프리카의 다른 자원 부국을 한창 뛰어넘는 발전세를 보인 것은 단지 자원 때문만은 아니라는 평가다.

지난 10년간 카타르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단지 조성 등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10%가 넘는 경제 고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무려 19%에 이르렀다.

비록 대부분의 인프라 프로젝트가 종료돼 올해 경제성장률이 5~6%대로 떨어질 전망이나 전문가들은 카타르 경제를 낙관하고 있다.

사이먼 윌리엄스 HSBC 중동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카타르는 지난 10년간의 예외적인 경제 고성장세를 멈추고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중”이라며 “그러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은 5~6%에 이를 것이며 이는 모든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대부분에도 앞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에서는 오는 2022년 월드컵 준비를 위해 다시 인프라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카타르 정부는 이미 경기장 건설 등 월드컵 준비를 위해 내년 170억 달러의 예산을 잡아놓았다. 전문가들은 도로와 철도, 기타 인프라 등 월드컵 준비를 위해 총 1000억 달러 이상이 투자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카타르는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금융산업 등 서비스업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카타르 정부는 서비스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의 36%에서 오는 2015년에 40%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지난 2005년에 중동 지역의 금융허브로의 도약을 노리며 카타르금융센터(QFC)를 설립했다. 설립 이후 5년간 부정확한 방향 설정과 관료주의 등으로 뚜렷한 성과를 못 거뒀으나 지난 2010년 조직을 다시 정비하고 자산운용과 재보험 등 특정 영역으로 초점을 좁히면서 전 세계 금융업계 관계자들이 카타르를 다시 주목하고 있다.

카타르는 싱가포르의 경험을 벤치마킹해 선진국 자산운용업체에 자금을 지원해 새 펀드를 설립하는 방법으로 이들 업체의 포트폴리오매니저가 도하로 옮기는 것을 유도하고 있다. 유능한 외국인 인재 유입을 통해 카타르 금융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의도다.

카타르는 올 초 영국 바클레이스은행의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사모펀드에 자금을 지원했다.

스위스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는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QIA)과 연계해 새로운 자산운용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셰이카 모자 빈트 나세르 카타르 왕비 겸 카타르 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열린 카타르재단 연례 포럼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12개 아랍국의 53개 연구기관, 총 78개 프로젝트에 68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면서 “또 카타르 정부는 GDP의 2.8%를 R&D와 기술 혁신 등에 투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타르 정부가 ‘탄소 경제’에서 ‘지식기반 경제로의 전환’을 노리고 있음을 설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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