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에도 열렸던 대회 샌디에 굴복
뉴욕 마라톤이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 여파로 취소됐다고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 시장은 “우리는 마라톤과 참가자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스포츠 이벤트를 놓고 논쟁이 고조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초 뉴욕시는 4일 마라톤을 정상적으로 개최하기로 했으나 샌디로 도시가 황폐화한 와중에 마라톤을 여는 것은 복구에 필요한 자원을 소모하는 한편 피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시민을 모욕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고조되면서 결국 취소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마라톤은 뉴욕에서 가을에 열리는 주요 행사로 지난 2001년 9·11 테러 당시에도 일주일 뒤에 정상적으로 열렸다.
하워드 울프슨 뉴욕시 부시장은 “마라톤이 열리는 날은 전통적으로 뉴욕에서 시민들의 단합과 즐거움을 상징하는 최고의 날이었다”면서 “그러나 마라톤 개최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관리들을 압박했으며 일부 시민은 마라톤 개최가 고통스럽다고까지 표현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마라톤을 개최하면 불화를 일으킬 수 있고 이는 아마도 원치 않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뉴욕에서 샌디로 최소 41명이 사망했으며 현재 480만명이 전기가 없는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다.
마라톤으로 호텔 예약이 차면서 정전이 된 집을 피해 호텔에 들어가려던 시민이 불만을 토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대회 직전까지도 마라톤 개최를 공언했다가 취소해보린 주최 측의 처사에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마라톤 참가를 위해 3500달러의 항공료 등 교통비가 들었던 한 참가자는 “마지막에 와서야 대회를 취소하는 것은 뉴욕 밖에서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모였던 많은 사람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