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미국서 연비 잘못 표기…연 수천만 달러 배상 위기

2010년 말 이후 판매된 90만대 차량 연비 과장 표기

현대와 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지난 2년간 판매한 차량의 3분의 1 이상에서 연비를 잘못 표기해 수천만 달러를 고객들에 배상할 위기에 처했다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이날 성명에서 현대와 기아가 지난 2010년 말 이후 판매된 약 90만대의 차량에서 연비를 부정확하게 표기한 스티커를 붙였다고 밝혔다.

기아 모회사이기도 한 현대는 자체 조사 결과 EPA가 측정한 연비와 회사 추정치가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고 부정확한 연비 스티커가 붙여진 차 소유주에게 배상하기로 했다고 WSJ는 전했다.

현대·기아의 오류는 EPA가 연비 테스트를 실시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지난 2000년 이후에는 2012 BMW 328i와 2001 닷지 램 픽업트럭만이 연비를 잘못 기재했다고 EPA는 지적했다.

대부분의 현대·기아 2012~2013년 모델도 연비를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2012년형 모델은 연비가 평균 갤런당 27마일에서 26마일로 낮아질 전망이다.

잘못 연비가 표기된 자동차를 구입한 고객들은 해당 지역의 연료 가격과 실제 운행거리를 고려해 EPA와 양사가 계산한 연비 차이만큼 손해 본 연료비를 직불카드로 받게 된다.

또 고객들은 차량을 계속 운전하는 동안 배상을 받을 수 있다.

현대는 플로리다 주에서 1년에 약 1만5000마일을 운행한 운전자는 90달러 이상의 배상을 받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배상규모는 산출되지 않았으나 현대·기아는 고객들에 연 수천만 달러를 배상할 위기에 처했다고 WSJ는 전했다.

아울러 회사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의 경쟁자들은 연비 40마일을 달성한 모델이 별로 없다면서 연비에서 우위가 있음을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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