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전역 허리케인 샌디 영향권…피해 1000억달러 전망 오바마·롬니 유세 중단…뉴욕 금융시스템 피해 우려도
미국이 대형 허리케인 샌디의 공포에 떨고 있다.
괴물 허리케인이라는 의미로 ‘프랑켄스톰’이라는 별명이 붙은 샌디는 카리브 해역을 통과하면서 최소 65명의 인명 피해를 낸 뒤 28일(현지시간) 현재 미국 동부 해안으로 접근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샌디는 29일 밤이나 30일 새벽 델라웨어주 해안으로 상륙할 전망이다.
샌디의 상륙이 임박하면서 동부 전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으며 정치권은 물론 월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기상 당국에 따르면 샌디는 두 개의 겨울 계절성 폭풍과 만나 ‘하이브리드 스톰’이 됐으며 미국 국토의 3분의 1과 국민 5000만~6000만명에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시와 뉴욕주 코네티컷주 펜실베이니아주 메릴랜드주 버지니아주 등 대다수 지방 정부가 잇따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기상예보 전문 업체인 애큐웨더의 마이크 스미스는 “샌디가 미칠 파급 효과는 경제적인 손실까지 합쳐 2005년 뉴올리언스를 초토화한 카트리나보다 더 클 것”이라며 “피해액이 1000억 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샌디가 북상함에 따라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원자재 등 상품선물을 거래하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 등은 29일 객장 거래를 일시 중단했다.
NYSE측은 “객장 거래를 중단하고 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주식을 온라인 거래시장인 아크라로 옮겨 정상적으로 거래를 진행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거래소의 객장거래가 중단되는 것은 지난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들도 지난주부터 교통 및 전력이 단절될 경우에 대비해 비상대책을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의 유세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대선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버지니아주 등 경합주 4곳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 있고 최대 격전지인 오하이오주도 샌디가 향하는 길목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 백악관은 29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원사격에 나설 예정이었던 버지니아주 유세와 30일 콜로라도주 유세를 취소했다.
롬니도 이날 버지니아주 방문을 취소했다.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샌디로 인해 조기 투표가 진행되는 경합주에서 투표율이 떨어지거나 투표 자체가 중단되면 조기 투표를 독려해온 민주당과 오바마에게 불리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