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ORC, 48%대40%
미국 대선후보 3차 토론이 22일(현지시간) 열린 가운데 민주·공화 양당 후보의 대외 영향력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들어선 이후 미국의 국제사회 리더십이 현저하게 약화했다고 비판하는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방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롬니가 외교·안보 분야에 경험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두 후보는 시리아 군사 개입 반대·아프가니스탄 철군·대 중국과 이스라엘 정책 등에서는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첫 발언권을 얻은 롬니 후보는 리비아를 비롯해 이집트 시리아 말리 이란 등에서 미국의 위치가 도전받고 있고 오바마 집권 이후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는 자신의 재임 기간에 이라크 전쟁을 끝내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마감할 예정이며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외교 정책을 집행할 자리에 앉아보지 않아서 그런지 매번 사건이 생길 때마다 의견을 내놨지만 항상 틀렸다”면서 외교 분야 경험이 거의 없는 롬니를 겨냥했다.
롬니는 이에 대해 “‘아랍의 봄’ 이후에도 중동에 종교적 극단주의자와 알 카에다가 출몰하는 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정책 실패”라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이에 대해 “롬니는 수 개월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가 우리의 최대 적이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알 카에다로 변경했다”면서 “외교 정책도 1980년대 냉전 시대의 것으로 명료한 비전이 없다”고 주장했다.
롬니는 “세계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이 더 쇠약해지고 있다”면서 오바마가 이란의 핵개발 진척을 막는 데 실패했으며 지난 4년간 핵무기 보유에 근접했다고 비난했다.
국제사회에서의 미국 역할에서도 오바마와 롬니는 다른 비전을 보였다.
롬니는 미국이 세계 평화를 신장할 책임과 특권을 갖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경제와 막대한 국가 채무 등 국내 문제가 미국의 리더십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이에 대해 미국은 세계에 없어서는 안 될 국가 중 하나이고 자신이 집권하고 나서 더욱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중국에 대해 의견을 같이하기도 하고 달리하기도 했다.
오바마는 “중국은 적이면서 동시에 규칙을 따른다면 국제사회에서 잠재적 동반자가 될 수 있다”면서도 롬니가 미국 제조업 일자리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때리기’에 앞장섰던 롬니는 “미국이 매년 중국에 일자리를 잃을 순 없다”면서도 “중국이 책임 있는 자세로 나오는 한 함께 일할 수도 있고 협력할 수도 있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CNN과 ORC인터내셔널이 이날 토론회 직후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48%가 오바마 대통령을, 40%는 롬니 후보를 각각 이번 토론의 승자로 지목했다.
이번 3차 토론에서 오바마가 승리하면서 1차 토론회 참패 이후 2연승을 거둔 것으로 CNN은 평가했다.
CBS방송의 긴급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겼다는 응답이 전체의 53%로 집계돼 롬니 후보의 23%를 30%포인트 차로 크게 웃돌았다.
일각에서는 롬니 후보가 이번 외교·안보 분야 토론에서 미국을 이끌 대통령 자질을 부각시키는데 효율적으로 임하지 못한 것이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면서 이번 대선의 향방이 경합주(스윙 스테이트)의 표심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차례 토론이 마무리되면서 남은 일정은 일반 유권자의 투표와 이들이 선출한 선거인단의 투표, 의회의 확정 절차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