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주주들과 불화설… 후임자로 마이클 코벳 임명
씨티그룹의 비크람 판디트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사임했다고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판디트 CEO는 이날 성명에서 “최근 몇 년간 씨티그룹은 발전했다”면서 “지금이 다른 사람에게 경영을 넘길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 출신인 판디트는 지난 2007년 12월 씨티그룹 CEO에 올라 금융위기를 무난하게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일 발표한 3분기 실적은 주당 순이익 1.06달러를 기록하며 전문가 예상치인 주당 96센트를 크게 웃돌아 주가가 5.5% 급등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판디트 CEO의 갑작스러운 사퇴 소식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판디트 CEO가 금융당국과 매끄럽지 못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주주들과의 불화로 인해 6개월 전부터 이사회에서 사임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판디트 CEO는 지난 2011년 투자자들로부터 배당금 요구를 받았지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답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씨티그룹이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심사)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면서 규제기관으로부터 재정 계획을 거부당했다.
이에 따라 판디트 CEO는 올해 배당금 지급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주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불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6월 씨티그룹의 신용등급을 ‘A3’에서 ‘Baa2’로 2단계 강등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판디트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불화설에 대해 “CEO를 그만두기로 한 것은 나 자신의 결정”이라며 “불화가 있었다면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판디트 CEO의 후임으로는 마이클 코벳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책임자가 임명됐다.
마이클 오닐 씨티그룹 회장은 “코벳은 생산성 향상과 책임 부여, 건전한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실천적이고 증명된 리더”라며 “그는 우리의 주요 글로벌 사업부에서 계속해서 인상적인 결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판디트 CEO의 사임 발표 이후 무디스는 씨티그룹의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