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 잠재성장률 3.8% 정도…서비스시장 개방 급선무”(종합)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우리나라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3.8% 정도라고 밝혔다. 잠재성장률은 물가상승 압력 없이 최대로 이룰 수 있는 생산능력으로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은 성장잠재력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김 총재는 이날 일본 도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수치를 이같이 추정했다.

김 총재는 “성장률 전망이 올해 2.4%, 내년 3.2%라는 것은 잠재성장률이 3.8% 정도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11일 우리나라의 올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3개월 만에 2.4%로 대폭 낮췄다. 내년 전망도 기존 3.8%에서 3.2%로 0.6%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최근 국내외 전망 기관들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전망치를 4%대에서 3%로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7일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 자체가 낮아져 2012~2016년 잠재성장률을 연평균 3.7%로 추정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 4년(2004~2007년)의 연평균 잠재성장률 4.4%보다 0.7%포인트 하락하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포함한 2007~2011년의 3.9%와 견줘서도 0.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김 총재가 잠재성장률 3%대 발언을 것이다. 특히 한은은 2005년 한 보고서에서 1990~2000년 잠재성장률 평균(6.1%)을 언급한 후 처음으로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공표했다.

김 총재는 이어 “잠재성장률은 구조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우선적으로 서비스 시장을 개방한 후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은 제조업의 62~63%였는데 지금은 반 이하로 떨어진 상황이라는 것.

하드코어 언임플로이먼트(만성적인 장기실업)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김 총재는 “한 사람의 1년 실업과 두 사람의 6개월씩 실업은 결과는 똑같지만 전자의 하드코어 언임플로이먼트가 정치적으로 부담이며 잠재력을 훼손시킨다”고 지적했다.

향후 3년 간 2.7%로 물가를 타겟팅하겠다는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김 총재는 “물가안정 목표범위를 3%(±1%)에서 벗어나 2.5~3.5%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진국의 물가목표은 대개 2%대이고, 우리가 적어도 3%대에서 벗어나는 게 개도국에서 선진 경제로 가는 것 아니겠냐는 판단에서다.

그는 “과거엔 나라 간 발전 단계별로 많은 차이가 나지만 이젠 선진국은 부문 간 격차가 작고 개도국은 크다는 그 차이일 뿐”이라며 “이는 아세안+3에서 한·중·일이 주축이 되는 등 세계경제가 새로운 방향으로 가는 좋은 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밖에 김 총재는 “이번 총회에서는 일본 측과 통화스와프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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