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기업에서 답을 찾다]포춘 선정 500대 기업 1위 '로열더치셸'

입력 2012-10-0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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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때마다 M&A·지배구조 투명화…정유산업 신화 썼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경영 전략 수립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경제의 활력소 역할을 하던 중국마저 경착륙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성장은커녕 방향성을 잡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성공하는 기업들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혁신과 강력한 브랜드의 구축,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창간 2주년을 맞아 포춘과 포브스 등 유력 경제지 및 컨설팅 기관이 뽑은 최고 기업들의 성장 배경과 비결을 분석해 불확실성의 시대의 성공 전략을 모색해본다.

과거 국제 슈퍼메이저로 불리는 ‘세븐 시스터스(seven sisters)’를 구성했던 로열더치셸의 성공 비결은 시대를 정확히 파악하고 신속한 대응할 수 있는 경영 전략이다.

로열더치셸은 네덜란드의 로열더치와 영국 셸의 의기 투합으로 탄생했다. 양사는 1907년 제휴로 의형제를 맺었지만 2005년 합병하기 전까지는 각각 별도의 법인으로 사업을 꾸려왔다.

로열더치셸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2012 글로벌 500대 기업 1위를 차지했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포브스가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도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로열더치셸의 이같은 성장 신화는 세계사에 기록된 전쟁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1914년부터 4년간 계속된 1차 세계 대전을 통해 석유가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핵심 군자재임이 입증되면서 로열더치셸을 비롯한 석유업계의 위상이 높아졌다. 비슷한 시기에 자동차 산업의 여명기가 도래하면서 석유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한 가운데 1939년 터진 2차 세계 대전은 로열더치셸의 영역 확장에 더 없는 호기를 제공했다.

당시 미국은 중일전쟁이 확대하자 석유제품의 수출을 전면 금지했고, 미국 영국 네덜란드는 대일 자산을 동결시켜 일본을 압박했다.

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당사자인 일본은 전시체제에 돌입하자 석유산업을 국유화하고 3대 정유업체를 ‘쇼와석유’로 통합했다.

1900년 셸이 일본에 설립한 라이징선석유는 문을 닫았다가 1945년 일본이 2차 세계 대전에서 패하자 영업을 재개, 1947년 회사명을 셸로 바꾸고 발 빠르게 쇼와석유와 자본 제휴를 체결했다.

두 차례의 큰 전쟁으로 로열더치셸을 비롯한 세븐 시스터스는 막강한 자본을 확보하며 세계 정유시장의 지배자로 부상했다.

1960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결성되면서 세븐 시스터스의 영향력이 쇠약해진 적도 있었다.

산유국들이 정유사들을 국유화해 체력을 키우고 1973년 중동전쟁과 1979년 이란혁명을 계기로 각각 1, 2차 오일쇼크가 발발하면서 유가 결정권이 OPEC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세븐 시스터스는 이후 경영 합리화를 추진, 합병과 통합을 거듭해 OPEC에 대항할 정도로 체력을 강화했다. 당시 셸은 1985년 일본 쇼와석유를 완전히 인수해 쇼와셸석유로 출발시키며 슈퍼 메이저로서의 위용을 과시했다.

1980년대말부터 1990년대말까지 유럽은 격변의 시기를 맞았다. 냉전시대가 끝나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련이 소멸됐다.

유럽연합(EU)에 이은 유로화 출범으로 로열더치와 셸도 새로운 통화와 시장에 대한 적응기에 들어간다. 이후 로열더치와 셸은 지배구조 상의 투명성을 향상하라는 주주들의 요구에 직면, 2005년 5월 98년간의 제휴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로열더치셸로 법인을 정식 단일화했다.

로열더치셸은 원유 석유제품 연료 석탄 가스 윤활유 공급, 화학제품 생산 및 판매에 이르기까지 무서운 속도로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로열더치셸의 2011년도 매출은 4701억달러, 순이익은 311억달러, 영업이익은 556억달러에 달한다. 명실상부한 세계 2위 민간 석유에너지업체이자 유럽 최대 에너지 그룹이다. 현재 145국에 진출해 47개 이상의 제유소와 4만개 이상의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 수만 9만명이다.

◇용어설명

△세븐 시스터스(seven sisters) = 20세기 후반까지 세계 석유산업을 지배해 온 7대 석유자본으로 7대 메이저(major)라고도 불린다. 과거 미국의 엑슨, 모빌, 텍사코, 셰브론, 걸프오일 등 5사와 영국계열의 BP, 영국·네덜란드계열의 로열더치셸 등이다. 이중 엑슨과 모빌은 1999년에 합병했고 걸프오일은 84년 셰브론인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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