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연 소득 10만 달러(약 1억1000만원)를 넘는 고소득자 중 실업수당을 챙긴 사람이 95만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2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지난 2009년 실업수당 수혜자 중 연 소득이 10만 달러 이상인 고소득자가 95만400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중 연 소득 100만 달러 이상의 백만장자가 2362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분기에 46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자 110만명의 수당은 끊기는 등 고용시장 악화로 인한 실업자들의 고통이 갈수록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고소득자들이 실업수당까지 받아 챙기면서 정부의 부실한 관리와 허술한 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고소득자에게 지급된 실업수당을 없애면 앞으로 10년간 총 2000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탐 코번(공화·오클라호마) 상원의원은 “호화주택에 사는 백만장자들에게 실업수당 전표를 보내는 것은 무분별한 정부 지출의 단적인 사례”라며 “실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소외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의회는 고소득자에게 지원되는 수당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코번 의원은 지난해 2월 자산 규모가 100만 달러를 초과하면 실업수당 지급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당시 이 법안은 상원 투표에서 만장일치 지지를 받았으나 나중에 다른 법안과 합쳐지면서 상원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