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지성-구글 에릭 슈미트, 무슨 얘기 나눴나

입력 2012-09-2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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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스마트폰 협력 관계 재확인 … 속으로는 각자 살길 찾기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27일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신종균 삼성전자 IM담당 사장을 만나 양사 협력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은 회동을 마친 후 최지성 부회장과 에릭 슈미트 회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신종균 삼성전자 IM담당 사장을 만나 양사 협력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슈미트 회장은 27일 오후 2시30분경 앤디 루빈 부사장과 함께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 약 1시간20분 동안 회동을 가졌다.

삼성 사옥을 들어설 때 애플과의 소송에 대해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슈미트 회장은 “애플보다는 삼성전자와의 협력 관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사옥을 나가면서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앤디 루빈 부사장이 “삼성과는 좋은 파트너이며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후 최지성 부회장도 “우리는 좋은 파트너이므로 서로 별 이야기를 다 한다”고 밝혔다. 삼성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신종균 사장은 “휴대폰 관련 이야기를 했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내놨다.

업계에서는 앤디 루빈 부사장과 신종균 사장이 함께 만난 점을 들어 이번 회동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관련 얘기에 집중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초사옥에서 가졌던 회동에서는 TV사업을 총괄하는 윤부근 사장도 함께 참석해 구글TV 관련한 논의도 했었다.

특히 이번 회동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벌이는 특허 소송 관련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며 오해를 풀고 협력 관계를 다지는 자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지난달 26일 “(애플 소송에서 문제가 된)삼성전자 특허 침해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연관시키지 말아 달라”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삼성전자와의 사이가 틀어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구글에서 개최한 안드로이드 간담회에서 “소송은 소비자 선택을 제한하므로 시장에서 승패를 가려야 한다. 혁신을 억누르면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며 애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27일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신종균 삼성전자 IM담당 사장을 만나 양사 협력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은 회동을 마친 후 에릭 슈미트 회장이 떠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는 최지성 부회장(좌측)과 신종균 사장.
그렇지만 양 사간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시장은 구글 안드로이드를 매개로 한 삼성-구글 연합군과 애플이 대결하는 양상이었다. 스마트폰은 만들지만 자체 OS 역량이 부족한 삼성전자와, 확실한 소프트웨어는 있으면서도 하드웨어가 없는 구글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았다. 이에 비해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추고 있어, 모바일 패권을 놓고 안드로이드 진영과 팽팽히 맞서 왔다.

분위기가 바뀐 건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이 격화되면서 부터다. 구글과 애플의 대리전 성격인 삼성-애플 특허전에서 삼성이 패배하면 불똥이 구글로 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구글이 애플에 손을 내밀었고, 삼성의 고립을 원하는 애플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번 회동에서 삼성과 구글 수뇌부가 협력 관계를 재확인 한 것으로 보이지만, 구글이 겉으론 삼성과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면서 뒤로는 애플과 입을 맞출 경우, 삼성전자는 애플과 구글 사이 고립될 수밖에 없다.

실제 슈미트 회장도 앞서 간담회에서 “애플은 경쟁사이기도 하지만 구글의 좋은 파트너다. 거의 매일매일 대화한다”며 애플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뜻을 밝혔다.

삼성전자도 구글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안드로이드에 대한 집중을 버리고 멀티OS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말 윈도폰8 아티브(ATIV)를 발표하는 등 MS와의 관계도 급진전 시키고 있다.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는 말이 급변하는 모바일IT업계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27일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신종균 삼성전자 IM담당 사장을 만나 양사 협력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은 1시간20분간의 회동을 마친후 로비로 내려오고 있는 모습. 앞줄 왼쪽이 최지성 부회장, 오른쪽은 에릭 슈미트 회장. 뒷줄 왼쪽이 신종균 사장, 오른쪽이 앤디 로빈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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