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의 아베 신조 총재는 당의 2인자인 간사장에 이시바 시게루 전 정조회장을 기용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베 총재는 전날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자신에게 패한 이시바 전 정조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간사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이시바가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전 정조회장은 전날 치러진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1위를 했으나 과반 득표에 실패, 국회의원 만이 투표권을 갖는 결선투표에서 아베 총재에게 패했다.
아베 총재가 이시바 전 정조회장에 손을 내민 것은 차기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당 안팎에서 자신보다 인기가 높은 이시바의 협조가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재는 “이시바 씨가 당원 표의 과반을 획득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그와 협력해 중의원 선거를 향해 강한 집행부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시바 전 정조회장은 간사장 직을 수락한 뒤 기자들에게 “당원이 일체감을 갖도록 당 운영에 마음을 쓰겠다”면서 “바람에 영향받지 않는 선거에 강한 자민당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시바 전 정조회장은 아베 총재만큼 극우 성향이 강한 인물. 이로써 자민당은 당 최고 지도부가 우익으로서 투톱을 형성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시바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찬성하고 있고, “일본이 스스로의 일을 결정할 수 있는 독립 주권국가를 만들기 위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토 문제에도 강경론자인 그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등의 수호를 위해 해병대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베 총재는 28일 새로운 지도부를 출범시킬 예정으로, 당 운영의 핵심인 총무회장과 정조회장 등 다른 임원 인사도 서두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