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 법정관리신청］윤 회장, 홀딩스 지분 히든카드로 쓸까?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이 법정관리 신청과 관련해 웅진홀딩스 지분을 활용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 회장은 웅진홀딩스 법정관리 신청과 함께 회사 대표이사직으로 취임하는 등 경영권 확보를 위한 사전 포석을 해둔 상태다.

현행 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 74조에 따르면 법원은 법정관리 신청 회사의 대표가 부실 경영에 대한 위법 행위 등이 없으면 회사 대표를 관리인으로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법원이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신청을 승인할 경우 윤 회장이 그룹 전체의 관리인으로서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같은 법은 채권단협의회의 요청이 있을 경우 채무자의 대표가 아닌, 다른 관리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담고 있다.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과정에서 채권단의 입김에 따라 윤회장의 그룹 경영권 확보는 불투명해질 수 있는 것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윤 회장이 현재 상황에 대한 책임경영을 표면적으로 밝힌 만큼 자신이 보유한 웅진홀딩스의 지분을 활용해 채권단 설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 회장이 보유한 웅진홀딩스의 지분율은 74%(4455만주)에 이른다. 특히 윤 회장이 보유지분에는 현재 담보제공 등 윤 회장의 지분행사에 제약을 줄 수 있은 계약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웅진홀딩스가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지주사인 점을 고려하면 깨끗한 상태의 윤 회장의 지분은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는 훌륭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법정관리 개시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윤 회장의 지분이 깨끗한 상태라면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막대한 채무에 따른 웅진홀딩스 주식의 가치하락으로 윤 회장의 보유주식 담보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거래정지가 된 26일 웅진홀딩스의 주가는 3600원이다. 이 종가를 기준으로 해도 윤 회장 지분의 가치는 1500억원을 넘지 않는 수준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현재 최대주주 지분에 대한 담보설정 계약 등은 전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윤 회장이 어떤 카드로 채권단을 설득해 나갈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재판부는 웅진홀딩스에 대한 법정관리신청에 대해 채권단의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 달 초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