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사외이사들, 3년간 거수기 노릇만 해

입력 2012-09-2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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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 상장사의 사외이사들이 최근 3년간 상정된 400여 건의 안건에서 거수기 노릇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웅진그룹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벼랑 끝에 몰리게 된 데까지 사외이사들이 무리한 인수합병(M&A) 등의 중요 안건에서 견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웅진홀딩스, 웅진씽크빅, 웅진에너지, 웅진케미칼, 웅진코웨이 등 웅진그룹의 5개 계열사들이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처리한 총 409개의 안건을 분석한 결과 사외이사의 반대 의견이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웅진홀딩스 이사회는 2009년 50건, 2010년 31건, 2011년 28건의 안건을 처리했지만 모두 사외이사의 반대 없이 처리됐다.

웅진홀딩스 사외이사는 2007년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법조인 출신 사외이사 1명에서 2009년 이후 2명으로 늘어난 상태이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해 14건에 달하는 계열사 지원 관련 안건을 모두 찬성했고 올해도 계열회사를 위한 자금대여 등 18개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특히 이번 법정관리의 시발점이 된 극동건설 인수 시에도 사외이사들은 본역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결국 웅진홀딩스는 2007년 8월 론스타로부터 예상 가격인 3000억 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6600억 원에 극동건설을 인수했다.

웅진홀딩스 외 다른 계열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웅진씽크빅은 3년간 132건, 웅진에너지는 31건, 웅진케미칼은 60건, 웅진코웨이는 77건을 이사회에서 처리했지만 역시 사외이사의 반대 의견은 전무했다.

웅진코웨이는 웅진케미칼 주식 처분의 건 등 17건의 안건을 사외이사 반대 없이 모두 가결했다. 웅진케미칼 이사회에서도 상반기 안건 11건에 대해 사외이사들의 찬성률은 100%였다.

웅진씽크빅과 웅진에너지도 올해 상반기 모든 안건을 가결했으며 사외이사 반대는 없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사외이사가 높은 연봉만 받을 뿐 견제라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결국 웅진그룹이 법정관리를 신청, 해체될 위기까지 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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