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 스캔들 결국…BBA, 리보 감독권 포기한다

입력 2012-09-26 08:31수정 2012-09-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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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보 조작 감독능력에 대한 불만 고조…감독권 포기 요구 거세져

영국은행가협회(BBA)가 런던은행간금리(LIBOR, 이하 리보)에 대한 감독권을 반납할 뜻이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BBA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최근 영국 바클레이즈은행의 리보 조작 파문과 관련해 영국은행가협회는 리보금리 결정 과정에서의 역할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BBA는 이어 “영국 금융감독청(FSA)의 마틴 휘틀리 금융감독관의 조사팀이 리보의 향후 문제에 대한 협의를 마칠 수 있도록 협조할 방침”이라며 “FSA가 리보 결정의 책임 권한을 변경할 것을 권유한다면 BBA는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BA의 이같은 결정은 이른바 ‘리보 조작 파문’으로 BBA의 감독 능력에 대한 불만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휘틀리 금융감독관이 오는 28일 BBA의 금리 결정 권한을 포기하도록 요구할 것이라는 보도 이후 나온 것이어서 설득력이 강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BBA의 리보 감독 포기는 26년 전 탄생한 리보의 역사 중 최대 변화라고 지적했다. 또한 수조 달러에 이르는 금융거래와 관련된 리보 책정 및 관리는 영국의 국제적 기구가 실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보 조작 파문으로 영국 2위 은행인 바클레이스는 지난 6월 2억9000만파운드라는 사상 최고의 벌금을 지불했다. 이는 또한 마커스 에이지어스 회장과 밥 다이아몬드 최고경영자(CEO)까지 물러나는 사태로 번졌다.

이후 FSA의 휘틀리 금융감독관의 지휘 하에 리보 책정의 관리체제가 재검토되고 있다. 각국 당국은 적어도 12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트레이더들의 리보 조작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현재 리보 조작 파문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로 옮겨 붙은 상태다.

RBS 매니저들이 리보 조작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당국의 표적이 된 것.

관계자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RBS에 근무하는 제즈리 모히딘 엔화 기준 상품 책임자는 2007년 후반 영국에 있는 동료에게 리보를 낮춰 신고하도록 지시한 것이 인스턴트 메시지 대화 기록을 통해 드러났다.

관계자는 이 메시지에는 금리를 낮춰야 하는 이유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며, 금리 책정자가 이에 동의해 모히딘이 요구하는 수치로 신고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이와 별도로 은행 직원과 감독 당국자, 변호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모히딘 이외의 RBS 트레이더와 매니저들도 2007년부터 10년에 걸쳐 금융 파생상품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 자사가 신고하는 리보 수치에 수시로 영향을 주고자 했다고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트레이더들은 다른 금융기관의 거래 상대와도 리보를 어느 수준으로 정해야할 지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 4명은 RBS는 작년 6월까지 리보 금리 산정 지침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정에서 의혹이 생기기 쉬운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리보 조작 의혹은 국제결제은행(BIS)이 2008년에 처음으로 제기, 영란은행은 BBA의 감독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했고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도 리보와 같은 지표를 민간 기관이 감독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리보는 대형은행간 자금 거래에 적용되는 금리로 BBA의 감독 하에 주요 16개 은행으로 구성된 패널이 매일 제출하는 자료를 근거로 국제정보제공업체인 톰슨로이터가 산출한다. 2009년 BBA는 리보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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