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얼마나 나쁘면…후한 KDI 올 성장률 민간보다 낮은 2.5% 전망

입력 2012-09-1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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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정부 균형재정에 집착하지 말아야”

경기침체가 우려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7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예상치인 3.6%에서 2.5%로 대폭 내려 잡았다. 넉 달 새 1%포인트 이상 낮췄다. 유로지역 재정위기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수출과 내수 모두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의 잠재성장률 3~4%보다도 낮은 2%대의 성장은 경제활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년에는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세를 바탕으로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교역조건 안정 및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내수도 개선추세가 될 것으로 보고 3.4%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전망치 4.1%보다 0.7%포인트나 낮다.

특히 KDI의 이번 전망치는 최근 8월 이후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한 국내외 연구소들보다 더 비관적이어서 주목된다. KDI는 통상 민간연구소들보다 경제 전망을 더 긍정적으로 한다.

해외 10대 투자은행(IB)의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올 9월 초 기준 평균 2.6%로 KDI 전망치 2.5%보다 높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달 29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종전의 3.5%에서 0.7%포인트나 낮춘 2.8%로 제시했다. 역시나 KDI보다 0.3%포인트 높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지난달 1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을 2.6%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도 오는 21일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 중후반으로 낮춘 수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6월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예상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도 최근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2.5%로 내다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평균 2.8%로 예상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이 3%대 중반이 컨센서스라는 점을 고려하면 S&P도 올해 성장률을 2.5% 수준으로 제시한 셈이다.

KDI는 매년 5월과 11월 두 차례 각각 하반기와 내년 전망을 발표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9월에 전망치를 수정해 추가로 발표했다.

KDI가 중간보고서 형식으로 전망치를 수정한 것은 글로벌 경제위기로 2009년 한국의 성장률이 0.3%까지 떨어졌을 때를 제외하곤 처음이다.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경기가 회복 움직임은커녕 침체의 속도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올 1분기 성장률을 바탕으로 5월 전망을 했으나 그 이후 유로존 사태가 연이어 터지면서 수출, 설비투자, 부동산 시장이 연이어 좋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KDI가 성장률을 3%대에서 2% 중반으로까지 하향조정함에 따라 정부 전망치인 3.3%의 경제성장률 달성은 물 건너 간 것이 확실시 됐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오는 25일 내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얼마나 수정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2차 재정투자보강대책’을 통해 3%대 경제성장률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기대는 하고 있다”고 답해 정부가 올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더라도 큰 폭으로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밖에도 KDI는 정부의 내년 균형재정 기조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내년에는 국가재정운용계획상의 기조보다 재정정책을 소폭 확장적으로 운용해 경기회복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내년이 경기회복 움직임에서 관건인 시기다. 경기가 좋지 않아 균형재정이 힘든 상황에서 정부는 균형재정에 집착하지 말고 재정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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