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QE3 한풀어 줬지만…출구는 더 멀어져

입력 2012-09-14 05:31수정 2012-09-1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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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무제한 QE3 결정…채권 매입 중단 시기 불명확·인플레 우려 등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 의장이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연준은 13일(현지시간) 2일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성명을 통해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매입에 의한 QE3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14일부터 매월 400억달러 규모의 MBS를 매입하기 시작해 9월말까지 230억달러의 MBS를 매입할 방침이다. 연준은 효과가 없을 경우 기한을 정하지 않고 추가 매입을 지속하겠다는 방침도 나타냈다. 연준은 “만일 노동시장 전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MBS 매입을 계속할 것”이라며“추가적인 자산 매입에 착수하고 다른 정책적인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에 6개월 연장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도 QE3와 병행해 실시한다.

장기 금리를 억제해 경기 영역이 넓은 주택 시장을 활성화하고, 고용 침체를 근거로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연준은 현재 0~0.25%인 이례적인 저금리 기조는 적어도 2015년 중반까지 유지할 방침을 정했다. 2014년 말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는 기존 방침을 바꿔 2015년 중반까지로 6개월 이상 연장한 것이다.

연준이 매월 400억달러 상당의 MBS를 매입키로 함에 따라 종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조치를 통해 사들이는 월 450억달러 가량의 장기 채권까지 합치면 연말까지 매달 850억달러 어치의 장기 채권을 보유하게 된다.

이를 통해 시중의 유동성을 직접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장기 금리를 낮춰 기업 투자를 유도해 고용을 늘리는 동시에 경기를 진작하는 효과를 노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준은 이는 결과적으로 장기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발생시켜 주택담보금융 시장을 활성화하고 전반적인 경기를 살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연준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이후 1조7000억달러 규모의 QE1을 시작으로 지난 2010년 6000억달러의 QE2에 이어 장고 끝에 세 번째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셈이 됐다.

QE3에 목말랐던 시장은 확실하게 반응했다. QE3 시행 소식에 뉴욕 증시는 상승폭을 확대하다 아예 수직 상승선을 그렸다. 상품 시장은 강세를 나타냈고 달러는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연준의 QE3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던 만큼 약발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상황이 예상처럼 개선되지 않을 경우 비장의 카드가 있는 지 여부, 채권 매입 중단 시기 등 오히려 연준의 과제만 더 늘어난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부상하고 있다.

캐봇머니매니지먼트의 윌리엄 라킨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문제는 금융정책의 효과가 퇴색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미 금리는 충분히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대규모 자산 매입으로 장기금리가 떨어져도 큰 영향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태가 일정 기간 계속되면 2년 후 인플레 상황에 대한 의문이 나오기 때문에 인플레 전망에서도 우려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LPL파이낸셜의 앤터니 발레리 채권 투자전략가는 “이번 QE3는 완전하지 않다”며 “경기가 더 악화했을 경우 국채와 MBS 매입 규모를 늘릴 수 있는지 QE3를 테스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해주기 위한 연준의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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