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2012서 뿔테안경에 타이트 재킷·행거치프…삼성 브랜드 이미지 맞춰 체중감량
베를린 영화제의 레드카펫 위를 걸어야 할 듯한 복장의 한 남자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역시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IFA2012 행사장에 등장했다. 삼성전자 프레스컨퍼런스에 참석한 윤부근 CE담당 사장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윤 사장의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의상이 초대형 영상을 이용한 새로운 발표 형식과 어우러져 삼성전자의 전략제품을 효과적으로 소개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프레스컨퍼런스 뿐 아니었다. 같은 날 저녁 열린 삼성전자 공식 기자간담회에서도 윤 사장은 핑크색 체크무늬가 들어간 회색 자켓과 검은색 도트무늬 타이를 매치시킨 세련된 차림으로 나타났다. 스웨이드 구두에 바지 길이 역시 발등을 간신히 덮었다. 하루에 옷을 두번이나 갈아 입은 윤사장의 패션은 최근 20~30대 정장 트렌드에 맞춘 모습이었다.
윤 사장은 다음 날에도 440여명의 바이어들을 만난 자리에서 댄디한 스타일의 패션을 선보였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9월 IFA2011 프레스컨퍼런스 당시 윤사장은 흰색 셔츠에 품이 넉넉한 남색 정장을 갖춰입었다. 일반적인 중년 CEO의 모습이었다. 앞자리 나이가 바뀐(59세 -> 60세) 올해 윤 사장의 패션 스타일은 오히려 몇 십년 젊어졌다.
이번 윤 사장의 패션 변화에는 이윤정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영상전략마케팅팀 상무가 큰 역할을 했다.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다 지난해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 상무는 외국계 기업의 자유스러움과 1968년 생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 여성의 섬세함까지 더해져 윤 사장의 패션 변화를 이끌었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패션이 바뀐 건 아니다. 윤 사장은 지난 1년여에 걸쳐 평소에 조금씩 패션을 바꿔가는 노력을 해왔다. 무채색 계열의 옷 색상부터 시작해 점점 옷의 품과 바지길이를 길이를 줄이는 등 공식석상에서 의상에 대한 어색함을 줄여나갔다. 윤 사장 스스로도 시간이 지나자 “이 옷은 어떻냐”고 주위 사람들에게 묻는 등 적극적으로 변했다.
윤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2 부터 새로운 패션을 시도했다. 당시에는 전면적인 변화를 꾀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안경부터 구두에 이르기까지 패션 아이템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식석상에서 흰색 바지가 가벼워 보이지 않도록 진한 갈색 안경을 매치하는 등 발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고민했다”며 “윤 사장이 건강을 위해 체중감량을 병행하면서 이번 IFA에서는 전체적인 변화가 도드라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