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 패러디하고 애널 캐리커처도
“튀어야 산다. 선택받은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증권사도 튀어야 살아남는 시대가 왔다. ‘레드오션’으로 변해버린 국내 시장에서 증권사들은 저마다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독창적인 광고와 차별화된 서비스 등을 선보이고 있다.
증권사의 고객 확보 전략은 비단 광고와 서비스뿐만 아니라 리서치센터에서 발행하는 보고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에 수십 건 혹은 수백 건씩 쏟아져 나오는 리포트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눈에 띄기 위해서는 튀는 보고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장 기업의 호재가 있는 날에는 각 증권사들이 앞다퉈 기업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한다.
동양증권은 시각적인 연성화 작업을 추가했다. 업계 최초로 각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의 캐리커처를 보고서에 포함시킨 것.
동양증권은 글자와 각종 수치들로 구성된 보고서가 자칫 딱딱해지기 쉬울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보고서를 발행한 애널리스트의 특징을 포착한 그림이나 사진을 포함시켜 투자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캐리커처는 리서치센터에서 2011년 2월부터 투자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작했다”라며 “동양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단순히 딱딱한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편집이나 보고서 디자인 등에 부드러운 시각적 효과를 주어 투자자들이 좀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H농협증권은 매월 발행하는 ‘퀀트 포트폴리오(Quant Portfolio)’ 보고서에 투자자들이 증권 전문용어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전문 용어를 풀어쓴 해설란을 첨부하고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
퀀트 포트폴리오는 매월 NH농협증권이 컨센서스 데이터를 바탕으로 밸류에이션(주식 가치), 모멘텀(추세 강도), 업종 모멘텀을 종합해 종목별 투자 매력도를 산정한 뒤 투자비중 결정모형을 이용해 유망종목을 선정한 것이다.
NH농협증권은 보고서 마지막장에 다양한 전문 용어들을 투자자 입장에서 알기 쉽게 풀어 설명했다,
NH농협증권 한 관계자는 “어떤 계산방법을 이용해서 퀀트 포트폴리오의 유망종목으로 선정되었는 지 궁금해 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해설란을 부록으로 첨부했다”며 “실제 어떠한 모델, 어떤 계산식을 사용했는지 알아보고, 이러한 계산식을 이용해 투자자들이 직접 유망 종목을 발굴하는 것도 좋겠다는 취지에서 해설란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실적이 좋아 진다...매수’ ‘내년부터 모멘텀이 찾아올 것이다’ 처럼 형식적인 보고서 제목 외에도 투자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제목도 등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속담이나 사자성어 등을 패러디한 톡톡 튀는 보고서가 많이 발표됐다. 먼저 화재 예방 표어를 패러디 한 ‘꺼진 엔진도 다시 보자(우리투자증권 하석원 연구원)’나, 속담을 패러디 한 ‘될성부른 건설사, 수주와 실적에서 티난다'(동부증권 유덕상 연구원)’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