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피에타’ 베니스 진출 기자회견에서 참석한 김기덕 감독과 조민수 이정진은 ‘영화계에 공약이 유행이다. 혹시 상을 받게 된다면 어떤 공약을 내걸겠나’란 질문에 각기 다른 생각을 전했다.
먼저 김 감독은 “나는 이미 상을 많이 받았다. 이 영화로 조민수와 이정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두 사람이 상을 받는다면 내가 받는 마음으로 느끼고 싶다”면서 “혹시라도 주신다면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가 1절을 부르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여주인공인 조민수는 “나는 국토대장정 같은 것은 절대 못한다”면서 “다만 상을 받는다면 감독님과 배우들이 뭔가는 해야 할 것 같다. 근데 그게 뭔지는 지금 뭐라고 말을 못하겠다”며 미소만 띄었다.
반면 남자주인공인 이정진은 “공약은 정치인들이나 하는 것 아닌가. 너무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 때문에 나는 이번 영화로는 절대 공약을 하지 않겠다”며 다소 강경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감독은 수상 가능성 보다는 영화제 참여에 의의를 두는 듯한 말도 했다.
그는 “한국 영화가 7년만에 베니스에 진출했고, 그 영화가 ‘피에타’라는 사실이 중요하다”면서 “경쟁과 비경쟁을 포함해 50여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감독들의 작품을 보며 배울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김기덕 감독은 18번째 연출작인 신작 ‘피에타’는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칸과 베를린에 이어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니스 경쟁 부문에 초청된 국내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2005) 이후 7년 만이며, 김 감독 자신으로선 ‘섬’ ‘수취인 불명’ ‘빈 집’에 이어 4번째다. ‘빈 집’으로 베니스에서 은사자상(감독상)과 젊은비평가상, 국제비평가협회상, 세계가톨릭협회상 등 총 4개의 상을 수상했다.
영화 ‘피에타’는 무자비한 방법으로 채무자들에게 돈을 받아내는 남자 강도(이정진) 앞에 어느 날 엄마(조민수)란 여자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혼돈과 비밀에 대한 얘기를 그린다.
당초 8월 말 개봉이었지만 29일 개막하는 베니스 국제 영화제 규정상 다음 달 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