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랑스 화해 무드…‘ECB 국채 매입’ 힘받나

입력 2012-08-2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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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화합이 ECB 국채 매입 향배 좌우

독일과 프랑스 양국이 유럽 통합을 강화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로존(유로 사용 17국) 2대 경제국이 불협화음을 거두고 다시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재정위기국 국채 매입에 대해 역내 의견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는만큼 양국의 화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프랑스 피에르 모스코비시 재무장관과의 회담 후 “양국이 유럽 위기 해결을 위해 유럽의 은행 연합, 재정 연합, 통화동맹 강화 등을 위한 새로운 워킹그룹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쇼이블레 장관은 “유럽을 위시한 글로벌 경제위기에 통합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협의의 배경을 밝혔다. 또한 독일과 프랑스가 공동 의사결정, 즉 주요 결정 상황에서의 합의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정상회의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긴축 제일주의에 반대 의견을 내세우면서 균열이 생긴 양국 관계에 회복 조짐이라고 통신은 평가했다.

올랑드 대통령이 베를린에서 메르켈 총리를 만나 그리스의 경제 개혁을 촉구하기로 합의한 지난주 흐름을 이날 재무장관급 회담이 한발 더 진전시켰다는 것이다.

현재 유로존 재정위기는 그리스에 관련된 국제 채권단의 보고를 기다리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국채 매입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내달 12일에는 독일 헌법재판소에서 역내 구제 기금인 유럽안정화기금(ESM)에 대해 합헌 여부를 판결하는 등 역내 위기 해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런 가운데 ECB의 위기국 국채 매입에 대해서는 이해 국가 간의 입장이 계속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예스 바이트만 총재는 최근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ECB의 국채 매입의 문제점을 재차 지적했다.

그는 “ECB의 국채 매입 계획은 돈을 찍어 국가 재정을 늘리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국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할 때 생기는 위험 부담은 중앙은행이 아니라 개별 국가의 의회가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은행을 통한 유동성 공급은 결국 탐욕만 부추길 것”이라며 “그런 프로그램은 마약 중독과 같은 위험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독일 여당인 기독사회당(CSU) 관계자도 “ECB는 남유럽의 방만한 재정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드라기 총재를 비판했다. 핀란드의 지르키 카타이넨 총리는 “ECB를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비판했고, 벨기에의 뤽 코엔 중앙은행 총재는 “그런 일을 해도 의미가 없다”고 일침을 놨다.

반대파들은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과 갈수록 불어나는 지원 액수가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반대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독일 Ifo 경제연구소의 한스 베르너 진 소장은 “국채 매입을 포함한 남유럽 국가 지원액은 2조2000억유로로 불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다만 남유럽 재정위기국들이 재정 건전화 약속을 지키면 반대파의 태도도 누그러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독일 분데스방크는 1960년대부터 “재정정책의 일원화와 통화 통합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독일의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5%를 넘어 국채 소화가 어려워진 1975년에는 분데스방크가 자진해서 국채 시장에 개입한 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어느 선까지 긴밀한 관계를 이어갈지 여부가 향후 금융시장의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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