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돋보기]주유소 석유제품 혼합판매 시행…SK '울상' 후발정유사 '반색'

입력 2012-08-1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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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정유사의 석유제품이 하나의 주유소에서 본격 판매될 예정이다. 시장 입장에서 석유 가격이 내려갈 것을 기대하는 반면, 정유사는 업계 순위별로 엇갈린 표정을 짓고 있다.

지난 1일 지식경제부는 석유제품 복수상표 자율판매(혼합판매)를 촉진키 위해 정유 4사와 협의, 그 결과를 발표했다. 내용은 각 정유사의 제품을 같은 저장고에 넣고 동일한 주유기를 통해 판매할 수 있는 이른바 ‘구분저장·구분표시 없는 혼유(混油)’ 방식에 관한 협의안이다.

지경부는 “한국석유관리원의 품질검사를 통과한 정품 석유만을 섞어 파는 것이고 이들 간 혼합은 품질이나 연비 등 성능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석유혼합판매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면서 정유사별로 시장점유율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주유소가 혼합 판매하는 양만큼 싼 석유제품을 확보한다면 그만큼 판매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생길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가격 인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이와 관련해 정유사는 각각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후발 정유사인 경우 더 많은 거점에 자사의 기름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다만 동종업계에서 경쟁하는 기업인만큼 이를 공개적으로 환영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표정관리 중인 셈이다.

거꾸로 이제껏 꾸준히 시장 1위를 고수해온 SK측은 불편한 반응이다. 브랜드 이미지가 매출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만큼 그동안 SK는 주유소 및 정유사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혼합판매정책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으면 그동안 쏟아부은 비용과 노력이 엉뚱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미 석유제품 혼합판매에 대해서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나온 상황에서 더 이상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소비자의 선택권과 알권리, 브랜드상표권 침해 등 남은 문제에 대해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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