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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국가주석 등 중국을 이끄는 지도자들이 올해 여름도 허베이성의 휴양지인 베이다이허에 모였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 정부의 공식 회의는 아니지만 현직은 물론 당 원로까지 총집합해 국가의 중대사를 논의한다.
마오쩌둥이 지난 1958년 8월 베이다이허에서 대약진 운동을 펼칠 것을 결정하면서 이 회의는 국가 중대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회의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밀실정치의 표본이 됐다.
각 정치계파가 대립하면서도 타협을 중시하는 중국 정치의 특성상 지도자들 사이의 의견을 조율하는 베이다이허 회의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지난 2003년 베이다이허 회의를 폐지했다가 수년 뒤 슬그머니 부활시켰다.
게다가 올해는 시진핑 부주석을 포함한 5세대 지도자들을 뽑아야 하는 만큼 어느 때보다 베이다이허 회의에 대해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장쩌민과 리펑 등 원로들은 베이다이허 회의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한다.
후진타오 주석 역시 권력을 물려 준 이후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내심 이 회의가 계속되길 바랄 수도 있다.
그러나 국가 중대사를 휴양지에 모인 일부 지도자들이 비밀리에 결정한다는 것은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정치적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13억 중국 국민이 직접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뽑지는 못한다하더라도 그 지도자들이 어떤 능력을 갖췄으며 활동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은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실각한 보시라이 충칭시 전 당서기가 쿠데타를 꾀했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 것도 베이다이허 회의로 대표되는 밀실정치의 폐해를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은 G2로의 도약은 경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정치가 발전해야 중국이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