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지수, 3월 이후 14% 하락…부양책 기대 못 미쳐·부동산 규제 강화 우려도
중국증시를 둘러싼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2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6% 떨어진 2111.18로 사흘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상하이지수는 지난달 31일 2109.91로 2009년 3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 들어 상하이지수는 4%가 넘게 하락했으며 올해 정점인 3월 이후로는 14%나 빠졌다.
미국증시 S&P500지수는 올들어 3% 내외의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중국증시는 1990년 상하이와 선전증권거래소가 설립 이래 처음으로 3년 연속 하락하게 된다.
중국 증권당국은 증시 살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이날 “주식거래 수수료를 오는 9월부터 20%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수수료 인하로 투자자들은 하반기 4개월 동안 총 6억위안(약 1065억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CSRC는 최근 저평가된 우량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독려하고 외국인 투자 관련 규제를 완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CSRC의 조치가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하반기 증시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관적 관측이 우세하다.
리서치업체 보콤인터내셔널의 하오훙 전무는 “CSRC가 온갖 악재 속에 좋은 소식을 발표했다”면서 “그러나 경기회복세가 빨라지고 기업실적이 개선되지 않는 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경기회복세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부양책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장하이증권의 쉬성쥔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기부양책은 장기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부동산가격이 다시 오르면서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경기 불안은 물론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 소우펀홀딩스가 집계한 지난 7월 100대 도시 주택 평균 가격은 전월보다 0.33% 올라 1년 여만에 가장 큰 상승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