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모바일 시장의 판도를 바꿀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특허분쟁 본안소송이 3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연방법원에서 루시 고 판사 주재로 열렸다.
양 사는 개정 직후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배심원들과 첫 대면 절차인 모두 변론 내용을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삼성전자 측 변호인은 “지난해 10월 사망한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사진을 보여주는 것은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잡스의 인기가 배심원들의 평결에 영향을 미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 판사는 삼성전자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잡스 사진을 활용하려는 애플의 전략을 저지하지 못했지만 삼성전자는 아이폰 디자인이 소니에서 온 것이라는 주장을 모두 변론에 포함시킬 수 있는 문을 열어놓는 성과를 올렸다.
고 판사는 전날 애플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 부분을 모두 변론에 포함시키지 말라고 명령했으나 이날 삼성전자가 이 부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자 포함하려는 내용의 강도 등을 애플 측과 다시 협의해 보라며 한 발짝 물러났다.
삼성전자는 이어 2006년 스마트폰 개발계획을 증거로 제출해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부터 현재의 형태와 비슷한 스마트폰을 자체개발중’이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재판 진행 절차에 대한 양측의 주장이 어느 정도 정리된 뒤에야 배심원 후보 74명을 상대로 선정 작업이 시작됐다.
고 판사는 배심원 후보들을 상대로 △삼성전자와 구글, 모토로라, 애플에 근무한 적이 있거나 이들 회사 직원 중 친척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람이 있는지 △사용 중인 휴대폰과 태블릿PC의 브랜드 등 이들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에 대해 질문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토대로 양측 변호인단과 논의해 최종적으로 배심원 10명을 선정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이번 재판이 첨단기술과 관련된 것이어서 일반 배심원들이 제대로 된 평결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고 판사는 “다음달 17일 까지 증거관련 심리를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일본의 NHK와 영국의 BBC, 미국의 NBC 등 전세계에서 온 정보기술(IT), 법조 전문 기자 40여명이 재판을 방청했다.